
정부가 국가기술자격 제도의 구조적 장벽을 낮추고 청년층의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그동안 학력과 경력 중심으로 설계된 응시자격이 실질적인 능력보다 형식 요건을 우선시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정책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4월 3일 ‘국가자격 제도발전 포럼’ 1차 회의를 열고, 청년층 취업 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가기술자격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산업계 및 노사 단체 인사들이 참여해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현행 제도는 기술사나 기능장과 같은 상위 자격에 도전하기 위해 최소 수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청년층의 접근이 어렵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기술사 자격 취득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에 이르는 등 전문기술 인력의 고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청년들의 현장 목소리 역시 비슷하다. 상위 자격을 취득하려면 경력이 필요하지만,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다시 자격증이 요구되는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직업계고 학생들 또한 교육과정을 통해 실무 능력을 갖추고도 별도의 시험 준비를 요구받는 현실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우선 기술사와 기능장 시험 응시를 위한 경력 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관련 학과 대졸자의 경우 기존 6년이던 경력 요건을 3년으로 줄이고, 기사 자격 보유자의 경우도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등 전반적으로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경력 기준을 낮춘다. 이를 통해 청년층이 보다 이른 시기에 고급 기술자격에 도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응시자격 체계도 근본적으로 바뀐다. 기존의 학력 및 경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격 취득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대표적으로 이론시험 합격 이후 실무 경험이나 훈련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방식과, 직업훈련 및 학점 이수 등을 누적해 응시자격을 확보하는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 자격 취득 과정을 연계한 ‘과정평가형 자격’도 확대된다. 단순 시험 성적이 아닌 실제 수행 능력을 평가해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역량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정부는 취업률이 높은 분야 중심으로 해당 자격을 확대하고 일학습병행 제도와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도 도입된다. 기존 자격에 추가 역량을 결합해 표시하는 ‘플러스 자격’이 대표적이다. 이는 신기술 분야 역량을 빠르게 인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시험 방식 역시 변화한다. 필기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 작업 능력을 평가하는 실기 중심 시험이 확대되고, 일부 시험은 디지털 기반 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AI 기술을 활용해 접수부터 채점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학력과 경력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능력 중심의 개방형 체계로 전환될 경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기술 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추가 의견 수렴과 정책 연구를 거쳐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도 개선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지속적인 보완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청년층이 겪어온 자격 취득의 구조적 장벽을 낮추고, 능력 중심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경력 요건 완화와 다양한 응시 경로 도입을 통해 보다 많은 인재가 기술 분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산업현장에서는 젊은 기술 인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국가기술자격 제도는 더 이상 일부에게만 허용된 통로가 아닌, 누구나 실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열린 기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개편이 실질적인 취업 기회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