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당국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공교육 중심 출제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시험 난이도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반적인 기조는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는 데 있다.
김문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31일 발표를 통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기본 개념 이해와 적용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수능 난이도는 해마다 큰 폭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정 연도에 난도가 상승하면 다음 해에는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흐름이 반복됐다. 실제로 2024학년도 시험은 전 영역에서 높은 난도를 보였고, 2025학년도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이후 2026학년도에서는 다시 일부 과목에서 까다로운 지문이 등장하며 체감 난도가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2027학년도 수능은 전년 대비 다소 완화된 난이도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수준을 유지하되, 상위권 판별을 위한 일부 문항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 영역은 난이도 조정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크게 낮아지면서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올해 시험에서 전체 난이도뿐 아니라 등급 분포까지 면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출제 시스템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교육부는 현장 교사의 참여를 확대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문항 난이도 예측과 유사 문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능 난이도의 급격한 변동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험 난이도만으로 입시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험생 구성 자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의과대학 정원이 확대되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의 재도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학 재학 중 다시 수능에 응시하는 반수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정 연도 출생자 증가로 인해 수험생 규모 자체가 커진 점도 경쟁 심화를 예고하는 요인이다.
또한 현재의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가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라는 점도 변수다. 다음 학년도부터 시험 구조가 크게 바뀌는 만큼, 재도전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요인이 맞물리면서 N수생 규모는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입시기관은 재수생 이상 응시자가 16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교육 당국은 공교육 중심 출제라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상위권 학생 간 점수 차이를 가를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 설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능이 쉬워질수록 변별력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출제 전략의 정교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공교육 기반 수능 출제가 유지되면서 전반적인 체감 난도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AI 기반 출제 관리와 현장 교사 참여 확대는 시험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N수생 증가와 의대 정원 확대는 경쟁 강도를 높이며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