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산뜻한 일출 사진과 함께 향기 나는 사람으로부터 멋진 소식이 날아왔다. 은퇴한 동생이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곡리 오곡도 이장을 맡고 있는데, 어제 산양읍 이장단 회의에 가서 좋은 소식을 듣고 왔다고 한다. 산양읍 삼덕리는 당포해전이 있었던 곳인데 이번에 마을 이름을 삼덕리에서 당포리로 고쳤다는 희소식이다.
나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마을 이름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 나라고 한다. 다음 이장단 회의 때는 나를 초대하여 간단한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행복은 멀리 산 너머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기쁨이고 행복이 아니겠는가.
나는 지난 20여 년 동안 당포의 역사를 알리는 노력을 해왔다. 삼덕리는 원항마을과 구항마을, 당포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이 3개 마을을 합쳐서 이번에 당포리로 바꾼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이런 일을 해낸 3개 마을 주민들과 이장님의 역사의식에 갈채를 보낸다. 스토리텔링은 이런 사소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당포리는 1592년 음력 6월 2일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앞세워 적선 21척을 대파한 당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고려시대부터 해안방비를 했던 당포성이 있다. 마을 뒤의 높은 산은 장군봉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을 도와 산의 8부능선에 목책을 치고 왜 육군과 싸우다가 전사한 이 고장의 의병장 탁연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산봉우리다.
이 고장의 토병 강탁은 당포해전 직후 이순신 장군에게 당항포해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당포 목동 김천손은 한산대첩에서 이길 수 있는 결정적 첩보를 이순신 장군에게 전한 인물이다. 이런 민초들이 당포의 역사를 빛나게 하고 있다.

나와 당포의 인연은 깊다.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를 답사하기 위해 오곡도에 마련한 토담집 베이스캠프로 가려면 당포를 지나서 척포에서 배를 타야 한다. 척포로 가려면 산양읍 삼거리에서 걸망개 쪽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경치가 빼어난 당포를 경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당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멀리, 연화도, 욕지도, 노대도, 두미도, 사량도를 섭렵하고 다녔던 기억이 아련하다. 아름다운 추억을 반추하며 사는 사람은 인생을 몇 배로 산다고 한다. 오늘 아침 몸은 서울에 있지만 내 마음은 당포에 가 있다. 마을 이름을 바꾼 당포리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봉수]
시인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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