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아트홀, 루이스 부르주아의 영혼을 품다... ‘거미의 어머니’가 남긴 상처와 치유의 미학”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세계”

“호암아트홀이 재해석한 감정의 공간...거미, 세포, 그리고 치유의 설치미학”

“예술은 기억을 품은 치유의 언어...부르주아가 남긴 메시지와 현대의 공명”

경기도 용인 호암아트홀이 프랑스 출신 현대조각의 거장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의 전시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인간의 내면과 기억, 상처를 탐구하는 감정적 여정으로 구성됐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20세기 후반 미술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여성 조각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녀의 예술은 상처와 불안, 그리고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불안정한 관계와 배신, 그로 인한 내면의 트라우마는 부르주아 예술의 원천이었다. 그녀는 “예술은 나의 고통을 구조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하며, 감정의 혼란을 예술의 언어로 승화시켰다.

 

[사진: 부르주아의 대표작 ‘Maman(마망)’, 거대한 거미 조각, 라이프타임뉴스]

부르주아의 대표작 ‘Maman(마망)’은 거대한 거미 조각으로, 어머니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사랑과 공포, 보호와 위협이 공존하는 모성의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이번 호암아트홀 전시에서는 마망의 축소 모형과 함께, ‘Cells(세포)’ 시리즈가 주요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철창 속에 낡은 가구, 의복, 거울 등 일상의 오브제가 배치된 이 시리즈는 개인의 기억과 상처를 시각화한 설치작업이다. 관객은 마치 부르주아의 내면을 직접 거니는 듯한 감정적 체험을 하게 된다.

 

전시 공간으로 변모한 호암아트홀은 건축적 구조를 그대로 활용해 감정의 흐름을 강조했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리창과 은은한 조명 아래, 작품 하나하나가 마치 숨을 쉬듯 생동한다. 작품 사이를 거닐다 보면, 관람객은 부르주아의 고백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만드는 조각은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일기와 같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 예술가의 회고가 아니다. 그것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치유의 메시지다. 부르주아의 작품은 인간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그 속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용인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전시 공간은 감정의 여운을 더욱 짙게 만든다. 숲과 바람, 그리고 빛이 어우러진 호암아트홀은 부르주아가 평생 탐구한 감정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

 

관람객 이주연(52세) 씨는 “거대한 조각이 주는 압도감보다, 오히려 고요한 감정의 울림이 더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작품을 보고 나니 내 안의 불안과 슬픔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호암아트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인간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예술이 가진 심리적 힘을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예술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살아 있다. 그녀가 조각으로 표현한 감정의 파편들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것을 예술로 변환할 때 인간은 다시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호암아트홀의 이번 전시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 곧 치유’임을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증명한다. 부르주아의 거미는 단지 무섭고 거대한 상징물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복잡한 감정 구조를 드러내는 은유다. 관객들은 거미의 다리 아래에서, 그리고 철창 속 세포 작품 앞에서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예술은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게 만든다. 용인 호암아트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진리를 다시금 일깨운다. 부르주아가 남긴 예술의 언어는 여전히 유효하며, 그 언어는 지금 이곳 용인에서도 조용히 울려 퍼지고 있다.

 

 

 

 

 

 

 

작성 2026.01.03 21:21 수정 2026.01.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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