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1일부터 법정 최저임금이 시급 1만320원으로 상향됐다. 이는 전년 대비 290원, 2.9% 오른 금액이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월 환산하면 215만6880원 수준이다. 업종이나 사업장 규모에 따른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동시에 영세 사업장의 고용 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둘러싼 논의는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가 2025년 8월 고시한 내용으로, 같은 해 7월 10일 최저임금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적용 기간은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2008년 이후 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도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극심한 대립 구도가 반복돼 온 최저임금 논의에서 합의라는 절차적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합의가 곧바로 사회적 논쟁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주거비 부담을 고려할 때 이번 인상 폭이 생계비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실질임금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여건이 체감할 만큼 나아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식료품비와 공공요금, 전월세 비용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시급 인상분이 소비 여력 확대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경영계와 자영업계는 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이 고용 축소나 근로시간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출 변동성이 큰 업종이나 인력 의존도가 높은 소상공인일수록 부담은 더 크게 체감된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취지와 달리 고용 기회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자체의 찬반을 넘어 ‘체감 격차’를 줄이는 정책 설계가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근로장려금과 주거·돌봄 지원을 강화해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반대로 영세 사업장에는 사회보험료 지원이나 일자리 안정 재원 등 표적성 있는 지원을 촘촘히 설계해 급격한 비용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행정 집행 방식에 대한 개선 요구도 이어진다. 최저임금 미지급이나 편법 공제 논란이 반복돼 온 만큼, 일률적인 단속보다는 업종과 규모별 위험 신호를 기반으로 한 정밀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속과 함께 상담과 계도 기능을 강화해 제도의 취지를 현장에 안착시키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최저임금은 매년 하나의 숫자로 공표되지만, 실제 효과는 노동자의 삶의 질과 사업장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검증된다. 2026년 시급 1만320원이 ‘합의의 기록’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인상분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소득 개선과 고용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후속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2026년 최저임금 인상은 17년 만의 노사 합의라는 상징성을 갖지만, 체감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완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질적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소득 지원과 비용 완화 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은 시작일 뿐이다. 정부와 국회는 소득·고용 안전망을 보강해 인상 효과가 취약계층과 현장에 고르게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최저임금이 사회적 합의의 성과로 남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