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여는 첫날, 한반도는 거대한 냉동고로 변했다. 기상청은 1월 1일 목요일,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강력한 찬 공기와 복사냉각 현상이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신년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보했다.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해 야외로 나서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지만, 옷차림만큼은 어느 때보다 무거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도에서 영하 4도 사이의 분포를 보이며 평년보다 5도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내륙과 강원 내륙·산지, 충북 북부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는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곤두박질치며 한파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서울 역시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졌으며,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영하 15도 아래에 머물렀다. 수도권 전역에는 수도계량기 '동파 경계' 단계가 발령되어 각 가정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행히 하늘 자체는 맑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구름 사이로 솟아오르는 새해 첫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호남권과 제주도는 상황이 다르다. 전라 서해안과 제주도는 흐린 날씨 속에 밤부터 강한 눈이 예보됐다. 특히 제주도 산지에는 최고 20cm 이상의 폭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전북 서해안과 전남 남부 내륙에도 3~8cm의 적지 않은 눈이 쌓일 전망이다. 해돋이를 위해 이동하는 차량은 빙판길 안전사고와 터널 출입구 '블랙 아이스'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

낮 최고기온도 영하 6도에서 영상 3도에 머물며 온종일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는 곳이 많다. 주요 도시별 낮 기온은 서울 영하 4도, 대전 영하 1도, 광주 0도, 대구 0도 등으로 예상된다. 대기가 원활하게 확산되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 수준을 유지해 공기질은 매우 쾌적하겠으나, 건조한 바람이 불어 화재 예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바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전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물결이 최대 4.0m까지 높게 일겠다. 특히 동해안은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어 해맞이객들은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여객선을 이용해 섬 지역 일출을 보러 가는 여행객들은 사전에 운항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번 한파는 2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며 절정에 달한 뒤, 주말부터 서서히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노약자와 어린이의 경우 가급적 장시간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 방한 용품을 갖춰 체온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파 속 가축의 동사 방지와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관리 역시 이번 신년 초반의 핵심 민생 과제가 될 전망이다.
비록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혹한의 날씨지만, 미세먼지 없는 투명한 하늘 아래 떠오르는 첫해는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 철저한 방한 준비와 안전 수칙 준수를 통해 2026년의 첫날을 건강하고 따뜻하게 시작하기를 바란다. 이번 추위는 금요일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차츰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