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으로 몰린 메디컬 지원자 - 의/치/약 정시 판도 흔들렸다

사탐 허용 대학 확대에 지원자 급증 - 치대는 6배, 약대는 4배 증가

선택과목 규제 완화가 불러온 입시 전략 변화

합격은 여전히 가산점 싸움 - 보수적 접근 필요

 

 

 

 

2026학년도 정시모집을 앞두고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의대·치대·약대 지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른바 ‘사탐런’으로 불리는 탐구과목 이동 현상이 최상위권 메디컬 계열 입시까지 확산된 양상이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탐구 응시 영역을 특정하지 않은 대학을 기준으로 사회탐구 응시자의 메디컬 계열 지원 비율이 전년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진학사가 집계한 모의지원 데이터 분석 결과, 의대 지원자 중 사탐 응시자 비율은 8.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4%에서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치대는 12.5%, 약대는 23.0%로 나타났으며, 각각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이 같은 변화는 사회탐구 응시자 자체가 증가한 데 더해, 사탐 응시를 허용하는 대학이 늘어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6학년도 수능에서 사탐 2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약 60%에 달했고, 사탐을 1과목 이상 선택한 수험생 비중은 77%를 넘어섰다. 탐구 영역 내에서 사탐이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이 크게 확대된 셈이다.

 

특히 의대 정시모집에서 탐구과목 선택 제한을 완화한 대학이 늘어난 점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전체 39개 의대 가운데 15개 대학이 탐구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전년보다 4곳이 증가했다. 일부 대학은 수학과 탐구 모두에서 지정과목을 폐지했고, 기존에 탐구에만 적용하던 제한을 없앤 사례도 있었다.

 

치대와 약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치대는 전체 11개 대학 중 5곳이 필수 탐구과목 규정을 없앴고, 약대는 37개 대학 가운데 13곳이 동일한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사탐 응시자의 지원 폭이 넓어지며, 1년 사이 치대 지원자는 약 6배, 약대는 4배가량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원자 증가가 곧 합격 가능성 확대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여전히 상당수 대학이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 점수대에서 가산점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 허용 확대가 지원 단계에서 분명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정시에서는 수학 선택과 탐구 가산점 구조가 합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단순히 지원자가 늘었다고 합격 가능성이 동일하게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의대처럼 점수 간격이 촘촘한 모집단에서는 소수점 단위 차이가 당락을 가르는 만큼 사탐 응시자는 더욱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탐런은 재수 이상 수험생의 성적 변화에서도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했던 수험생이 다음 해 사탐 2과목으로 전환한 경우, 탐구영역 백분위가 평균 2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수학·탐구 평균 백분위 역시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과탐과 사탐을 혼합하거나 사탐 비중을 늘린 경우에도 성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반면 2년 연속 과탐 2과목을 유지한 수험생의 탐구 성적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는 과탐 응시자 수 감소와 함께 응시 집단이 상위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성적 확보 난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작성 2025.12.29 23:23 수정 2025.12.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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