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기술이 부동산 업계를 재편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AI 공인중개사'라는 새로운 직업상이 자리 잡고 있다.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복잡해진 시장의 흐름을 읽기 위해 공인중개사는 더 이상 감(感)만으로 버틸 수 없다.
《공인중개사, AI를 만나다》(이윤주 저)는 이러한 현실에 답을 제시한다. AI 기술을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기술이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증폭시킬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다룬다.
이 책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중개사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AI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해석하며, 도구를 넘어 협업의 대상으로 AI를 정의한다. 핵심 키프레이즈인 ‘AI 공인중개사’는 단순한 직무 보조가 아닌, 업무 패러다임의 전환을 상징한다.
중개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 점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데이터 분석 도구는 지역별 시세 예측을 가능하게 하고, 챗봇은 24시간 고객 응대를 실현한다. 계약서 작성, 세금 계산 등의 행정 업무는 자동화되어 중개사가 본질적인 고객 상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고객 신뢰도 향상과 직결된다.

이 책은 국내외 다양한 성공 사례도 소개한다. 미국의 Zillow, Redfin, Compass는 AI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마케팅 자동화를 실현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부동산과 직방이 AI 추천 시스템과 VR을 활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규모가 작은 중개사도 AI 도구를 도입해 월 매출이 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 지역 커뮤니티와의 신뢰 관계,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은 여전히 공인중개사만의 고유 영역이다. 저자는 "AI는 데이터를 주지만, 신뢰는 사람이 만든다"고 강조한다. 이는 인간 중심의 서비스가 여전히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이윤주 저자는 AI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한다. 필요한 AI 도구 선정, 테스트, 점진적 확대 등의 단계별 접근 방식은 실무자들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도구로는 ChatGPT API, Canva AI, Writesonic, DocuSign 등이 소개되며 각 기능의 적용 방식도 상세히 설명돼 있다.
결국 이 책은 기술이 아닌 사람, 그리고 사람과 기술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서다. AI는 공인중개사의 일을 줄여주는 존재가 아니라, 역량을 키워주는 '동반자'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더 인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공인중개사에게 AI는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조건이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열쇠다. '공인중개사, AI를 만나다'는 단순한 기술서가 아닌, 업계 종사자를 위한 전략적 나침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