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주거 공간인 한옥에서의 삶을 꿈꾸는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서울 도심에 등장한다. 서울시는 외관은 한옥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내부는 현대식 주거 환경으로 개선한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을 공급하고, 내년 1월 첫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25년 12월 30일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 입주자 모집 공고를 발표하고, 2026년 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신청을 받는다. 이번 공급 물량은 종로구 6호, 성북구 1호 등 총 7가구다.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은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Ⅱ 유형을 준용해 임대료를 시세 대비 약 60~70% 수준으로 책정했다. 임차인은 상호전환 제도를 활용해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 비율을 가구별 자금 계획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거주 기간 중 자녀를 출산할 경우, 10년 거주 후 장기전세주택으로 우선 이주 신청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공급 주택은 모두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위치한다. 종로구 가회동, 계동, 원서동, 필운동 등은 중심업무지구와 가까워 직주근접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 성북구 보문동에 공급되는 한옥은 일반 주거지역에 자리해 생활 인프라 이용이 용이하다.
주택 유형과 규모도 다양하다. 가회동 1호는 한옥과 양옥이 결합된 구조로 앞뒤 마당을 갖췄고, 상부 다락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계동 2호는 원룸형 한옥으로 소규모 가구에 적합하며, 계동 3호는 마당과 텃밭 공간을 갖춘 형태다. 이번 공급 중 가장 규모가 큰 원서동 4호는 방 4개와 화장실 3개, 지하 가족실과 성큰가든을 갖추고 있으며, 3대 이상 대가족에 해당하는 신청자를 우선 선정한다. 필운동 6호 역시 비교적 넓은 면적으로 방 3개와 다목적 공간을 포함해 대가족 수요를 고려했다.
창덕궁 담장과 맞닿아 있는 원서동 5호는 앞뒤 마당과 텃밭, 장독대 등 전통 한옥 요소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성북구 보문동 7호는 별채 공간이 분리돼 있어 서재나 게스트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실질적인 한옥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공급 예정 주택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현장 개방행사도 마련했다. 2026년 1월 7일부터 14일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기간 동안 7개 한옥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1월 12일에는 원서동 4호에서 현장 설명회가 열린다. 일부 주택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참여해 내부를 모델하우스 형태로 연출할 예정이다.
입주 신청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한옥포털과 S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공공한옥 공급을 통해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주거 선택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향후 신규 한옥마을 조성 사업과 연계해 공급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은 한옥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대 주거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공공임대 모델이다. 주거 안정과 문화적 가치 보존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시도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