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열어준 두 번째 가능성! 「나이보다 나답게」 (민선정, 박코치, 장기정, 차유나 공저 / 보민출판사 펴냄)




우리가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데에는 개인적인 고민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배경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 스스로도 시니어의 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고, 이 시기는 우리 사회 전체의 흐름과 깊이 연결된 변화임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었다. 시니어라는 정체성은 이제 한국 사회의 미래와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KDA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9.2%, 9938천 명이다. 2067년에는 46.5%, 즉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시니어가 되는 사회가 도래한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로, 시니어는 거대한 인구 집단이자 앞으로 더욱 중심적인 세대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크기만큼 시니어 개인의 삶에서 기회가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는지 보면 상황은 다르다. 평생 쌓아온 경험과 역량이 충분함에도 재취업이나 새로운 역할의 장면에서는 그 가치가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 분명함에도 새로운 출발점이 쉽지 않고, 사회와 조직은 시니어의 경험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기회로 연결하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기술 변화에서도 비슷한 양면이 나타난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시니어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이지만, 익숙했던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는 변화 속도는 오히려 고립감과 거리감을 더 크게 만든다.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사회와 경제의 축이 시니어에게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정작 시니어 개인의 현실은 이 변화와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못하는 장면이 여전히 많다.

우리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시니어의 모습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보더라도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경험은 깊고 배움의 의지는 살아있으며,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분명하지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능성을 알고 있어도 그 가능성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사람들, 관계와 감정의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더 조심스럽게 만드는 사람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한국 사회가 함께 겪고 있는 흐름이었다.

 

이러한 경험이 우리 네 사람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모았다.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시니어의 고민과 변화 앞에서 비슷한 장면을 보아왔고, 같은 물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지금의 시니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 대신 길을 만들어 줄 수는 없지만, 다시 걸을 수 있는 방향을 함께 이야기할 수는 있지 않을까?”

조금만 비춰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이 질문이 우리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우리를 이 책으로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나누며 또 다른 연결을 경험했다. 업무적 관계에서 시작된 관계, 선후배의 관계, 다른 인연으로 만난 관계는 코칭을 통한 대화로 이어졌고, 어느새 서로의 고민을 솔직하게 꺼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조용히 말했다.

저 책을 쓰려구요.”

누군가가 대답했고, 이어 또 한 명이 말했다.

? 나도.”

나도요.”

나도!”

그렇게 우리는 나도우리가 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마음의 바탕에는 감사가 있었다. 연구를 통해 가진 배움, 코칭을 통해 받은 마음챙김, 선후배에게 건네받은 용기, 가족이 보내준 묵묵한 응원들은 우리가 특별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용기를 냈고, 도전했고, 닫혀 있던 문을 다시 열었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문이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몸과 감정의 리듬을 다시 세우는 작은 균형, 말과 관계를 조금씩 정리해 보는 작은 배움,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바라보는 작은 전환, 그리고 AI 시대에 나만의 속도로 성장시키는 작은 시도. 이러한 작은 걸음들이 시니어의 두 번째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상실과 변화가 함께 들어 있는 시기이지만, 그 안에는 늘 새로운 가능성도 자리한다. 인생의 다음 단계는 과거를 발판으로, 그리고 지금의 나를 바탕으로 다시 조용히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AI는 이 여정을 대신해 주지는 않지만, 왼손을 조금 더 가볍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어준다. 경험과 기술, 안정과 가능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시작은 열린다.

이 책을 통하여 다시 시작하려는 모든 시니어에게 작은 빛 하나를 건네고 싶다.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다음 길의 방향이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 길 위에 함께 불을 밝히고 싶다.

시니어는 충분한 경험을 지닌 세대이고, 여전히 펼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세대이다. 이 책이 그 힘을 다시 감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다음 걸음이 당신의 속도와 당신의 방식으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앞으로 향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작가소개>

 

민선정, 박코치, 장기정, 차유나 공저

 

민선정

 

기업에서 HR 업무를 수행하며 기업교육과 코칭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글로벌융합경영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AI와 행동변화, 시니어, 스트레스에 대해 연구한다. 국제코칭연맹(ICF) PCC()한국코치협회 KPC 자격을 보유한 전문코치다. 이 책을 통하여 인생의 전환점에 선 시니어 독자에게 AI 시대의 두 번째 가능성을 위한 성장의 건강을 전하고자 한다.

 

 

박코치

 

25년간 대기업에서 R&D부터 리더육성 업무까지 다양한 직무 경험을 하였으며, 교육공학 박사이다. ()한국코치협회 KPCGallup 강점코치 자격을 보유한 전문코치로서 기업체 강의, 집필 및 코칭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력은 지나가도 경험은 남는다는 믿음으로, 시니어가 AI를 활용해 경험을 자산으로 재발견하고 삶과 커리어의 공명 속에서 성장해 가도록 돕고 있다.

 

 

장기정

 

치과의사이자 KPC 코치로 활동하며 사람들의 신체적 · 정신적 회복과 성장을 돕고 있다. 오랜 임상 경험과 코칭 역량을 결합해 시니어 세대가 심신의 건강을 바탕으로 가장 나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 나이보다 나답게를 통해 과거의 성과를 넘어 자신만의 경험 자산을 발견하고 두 번째 인생을 당당히 시작하는 법을 제안한다.

 

 

차유나

 

22년간 산업교육 현장에서 리더십, 소통, 성과 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아주대학교 글로벌융합경영 박사과정 중이며 유앤미파트너스 대표이자 KPC/아들러심리코칭 전문가로서 강의와 코칭 활동을 펼치고 있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술을 압도하는 자기 보존과 주체성이다. 중장년이 축적해 온 경험이 시대의 변화와 공명할 수 있도록 역할 중심의 삶에서 존재 중심의 삶으로 재설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성장이 아닌, 오롯이 나다운 본질로 인생의 두 번째 전성기를 열어가는 태도의 힘을 전한다.

 

 

 

<이 책의 목차>

 

1. 심신의 건강

 

1. 5060, 심신 건강의 새로운 정의: 정점 유지를 위한 기반 다지기

01. 피크 커리어의 전제 조건 - 심신 건강을 투자로 인식하라

02. 5060세대가 직면한 심리적 역풍 - 번아웃과 은퇴 우울의 그림자

03. 회복탄력성이란 무엇인가?

 

2. 뇌 건강 & 정서 안정: Peak Performance를 위한 정신력 방화벽

01. 뇌의 리듬을 되살리기 - 정보 과잉 시대의 집중력 회복법

02. 감정 기복과 우울감을 다스리는 정서적 자본 구축

03. 부정적 자동사고를 전환하는 심리적 대화 기술

04. 스트레스 소화 능력 강화 - 위기 후 성장의 기술

 

3. 신체 에너지 관리: 지속 가능한 Peak를 위한 고효율 루틴

01. 근육 연금 시대 - 관절을 보호하며 근력을 유지하는 에너지 효율 운동

02. 호르몬 변화와 에너지 레벨 최적화 전략

03. 수면 과학 - 최소 시간, 최대 회복을 위한 수면 리빌딩

 

4. 미니멀 웰니스: 건강 관리 피로도를 줄이는 단순화 기술

01. 건강 관리의 함정 - 할 일이 스트레스가 될 때

02. 일상 속 자동화된 건강 습관 만들기

03. 심신 건강을 통한 재능 재활용과 사회 기여

04. 과부하를 끝내고 리듬을 선택하라

 

 

2. 소통의 건강 & 언어의 건강: 나를 새롭게 정의하는 말의 힘

 

1. 중년, 관계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01. 관계의 축소 - 질적 전환, 자기중심의 변화

02. 사회교환이론으로 보는 관계의 저울

03. 역할의 변화가 언어를 바꾼다

04. ‘해야 하는 말에서 하고 싶은 말

05. 시간의 유한성이 바꾸는 관계의 감도

06. “이제는 모두와 연결될 필요가 없다

 

2. 질적 전환: 대화의 목적이 바뀌는 순간

01. 말의 양이 리더십의 크기를 결정하지 않는다

02. 경청의 중요성 - 말보다 마음을 듣는 능력

03. ‘나 혼자 잘하는 방식에서 함께 잘 되는 방식으로의 전환

04. 공동체 감각은 중년 이후 더욱 빠르게 발달한다

05. ‘용기를 회복시키는 어른의 언어

 

3. 나를 가두는 언어 패턴 바로보기: 무의식적 언어 습관이 내 마음의 틀을 만든다

01. “괜찮아요라는 말 뒤에 숨은 진짜 마음

02. 감정의 억제는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다

03. 감정 표현은 소통의 시작

 

4. 나에게 건네는 용기

01. “이제는 나에게 용기를 줄 차례

02. 어른의 언어로 변화시키는 용기 - 언어 감수성

03. 언어 감수성의 다섯 가지 결

 

 

3. 성장의 건강

 

1. 상실과 적응: 받아들이고 일어서기

01. 멈춤의 순간, 성장의 문턱

02. 익숙한 나를 허무는 일

03. 벽을 문으로 바꾸는 해석력

04. 상실이 비추는 관계의 진짜 얼굴

05. 상실을 다루는 방법

 

2. 보이지 않는 자산: 암묵적 경험 찾기

01. 보이지 않는 자산을 깨닫는 일

02. 경험과 감각이 자산이 되는 순간

03. 감사할 줄 아는 능력

04. “나도라는 작은 선언

05. 균형을 복원하는 힘

06. 다시, 빈손이 아니었다

 

3. 양손잡이 성장: 경험과 가능성의 균형을 다시 배우다

01. 회복이 필요한 시간

02. 오른손의 경험, 왼손의 가능성

03. 충돌과 회피의 경계

04. 자동문 앞에서

05. 회복의 균형을 다시 배우다

 

4. 배움으로의 전환: 나를 넘어, 타인으로

01. 세포를 깨우는 일

02. 판단이 호기심으로 바뀌는 순간

03. 듣는 힘, 배우는 태도

04. 때라는 것은 나에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05. 까짓거, 해보지 뭐

 

 

4. 경험의 건강

 

1. 경력보다 경험’: 퇴직 후, 왜 지금 중요한가

01. 경력 vs 경험 - 왜 이력서는 끝나도 경험은 남는가

02. 세컨드 커리어의 창 - 은퇴 이후 브릿지 비즈니스전략

03. 자산화 5단계 프레임: 추출-구조화-브랜딩-MVP-테스트

04. 개인 로드맵 초안 만들기

 

2.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기: 추출과 구조화

01. 경험 아카이브 만들기 -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02. 강점 · 이력서 · 사례의 통합 구조 - 7칸 스토리보드

03. 레퍼런스 사례 해부 - 모방에서 적용으로

 

3. 셀프 브랜딩: “AI에게 일 분업시키는 법

01. AI 분업 설계 - 역할 정의 · 프롬프트 · 검수 루프

02. 브랜드 에셋 만들기 - 프로필 사진 · 자기소개 · 랜딩페이지

03. 하루 만에 MVP - 전자책 샘플 · 체크리스트 · 케이스 스터디

04. MVP 검증 프로세스

 

4. 지속 가능성: AI와 함께 만드는 나의 일, 나의 브랜드

01. 루틴 설계, 매일 15분이 브랜드를 만든다

02. 작은 성과 만들기 - ‘작업 증거가 신뢰를 만든다

03. 관계 · 평판 만들기 - 신뢰는 콘텐츠보다 일관성에서 나온다

04. 평판 관리 루틴

 

 

 

<이 책 본문 에서>

 

한국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생명표에 따르면, 해당 연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얼마나 오래 건강하고 활동적인 상태로 살 수 있는지 여부다.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러한 건강수명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연장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5060세대는 부모 세대를 돌보면서 동시에 성인 자녀를 지원하고, 거기에 본인 일과 건강까지 챙겨야 하는 전형적인 샌드위치 세대다. 국내 중년층 조사에서도 50대 중 후반 성인의 절반 이상이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중 상당수가 지속적인 심리적 피로를 호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때의 복합적인 피로는 자율신경계가 회복할 틈이 없는 상태로 이어지기 쉽다.”

 

중년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공감이다. 이제는 구성원 각자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의미의 결을 읽어야 한다. 그 결을 읽을 줄 아는 이가 진짜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이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침묵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말 뒤에 있는 감정을 함께 느끼는 일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는 한마디 뒤에는 제 의견도 존중받고 싶어요라는 마음이 숨어 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언어는 달라진다.”

 

아들러는 결국 인간은 관계적 존재하고 강조한다. 인간을 이해할 때 관계를 중심에 두었다. 논리와 데이터가 방향을 잡아준다면, 사람의 마음은 그 방향으로 움직일 힘이 되어준다. 어른의 소통은 머리보다 마음의 문제다. 말의 구조보다 말의 결이, 말의 내용보다 말의 온도가 중요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소통의 힘은 달라진다. ‘나를 어떤 사람으로 느끼게 할 것인가?’의 답을 찾는 것이 언어 건강의 출발점이다.”

 

“AI는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정보의 숲을 헤집고 나아가지만, 그 속도의 너머에서 의미를 읽어내고, 정황을 해석하고, 맥락을 분별하는 깊이의 세계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AI가 빠름을 대표한다면, 인간은 깊이를 대표하며, 그 깊이는 단순히 정보를 아는 차원을 넘어 마음의 울림과 경험의 무게, 그리고 관계의 온도를 아우르는 더 크고 더 복합적인 인식이다. 그러므로 AI의 오류가 두려워 그 존재를 멀리하거나, 할루시네이션을 이유로 쓰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AI를 거부하는 행위가 아니라,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선택이 될 위험이 있다.”

 

 

 

<추천사>

 

지금 한국 사회에서 50, 60대는 더 이상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가 아니다. 이 책이 말하듯, 2067년이면 국민 둘 중 한 명이 시니어가 되는 나라에서, 시니어는 거대한 인구 집단이자 앞으로 더욱 중심적인 세대가 된다. 그러나 현실의 시선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탄탄한 경력과 노하우를 가진 이들이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축소하며,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조직 문화 앞에서 한발 물러서는 장면이 반복된다.

 

나이보다 나답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시니어가 겪는 현실적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앞으로의 시간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네 명의 공저자 민선정 · 박코치 · 장기정 · 차유나는 각자의 자리에서 시니어 세대가 동일한 질문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I 시대가 열어준 두 번째 가능성, 나이보다 나답게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들은 말한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몸과 감정의 리듬을 다시 세우는 작은 균형, 말과 관계를 조금씩 정리해 보는 작은 배움,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바라보는 작은 전환, 그리고 AI 시대에 나만의 속도로 성장시키는 작은 시도가 중요하다고. 이 한 문장이 이 책 전체의 방향을 정확히 설명한다. 네 개의 부와 열여섯 개의 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나이 듦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새롭게 회복하고 다시 쓰기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차분한 확신을 얻게 된다.

 

1심신의 건강5060의 몸과 마음을 다시 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피크 커리어를 떠받치는 진짜 기반이 성과나 직함이 아니라, 심신의 회복탄력성임을 보여주며, 번아웃과 은퇴 우울의 그림자, 정보 과잉 시대에 흐트러진 뇌의 리듬, 호르몬 변화와 수면 패턴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여기서 건강은 더 이상 젊을 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최소 단위의 루틴을 설계하는 일로 새롭게 정의된다. 무리한 다짐 대신, “단순하고,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인 최소 단위 루틴(MVP)”을 쌓아가는 것이 중년 이후의 성과를 지탱하는 토대라는 메시지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2소통의 건강 & 언어의 건강은 나이 듦과 함께 달라지는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나이 듦에 따라 대화 범위는 자연스럽게 좁아지지만, 그 속에서 의미는 깊어진다는 문장처럼, 이 부는 관계의 이 아니라 온도밀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빈번한 연락과 활발한 모임이 친밀함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덜 만나더라도 편안하게 숨을 고를 수 있는 관계를 더 귀하게 여기게 된다. 저자들은 사회교환이론과 심리학을 빌려 중년의 관계 변화를 해석하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언어의 결임을 강조한다.

특히 괜찮아요라는 말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고, 감정의 억제가 어떻게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는지 설명하는 대목은 많은 독자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들 것이다. 아들러의 용기개념을 빌려, “힘든 중에도 버텨준 거 고맙게 생각해요”, “같이 잘해 봅시다와 같은 어른의 언어가 타인의 심리적 안전감을 어떻게 회복시키는지 보여주는 부분은 특히 인상 깊다. 이 책이 말하는 언어의 건강은 화려한 수사나 말솜씨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느껴지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품위의 문제다.

 

3성장의 건강은 상실과 적응, 보이지 않는 자산, 양손잡이 성장, 배움으로의 전환을 다룬다. 여기서 저자들은 상실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멈춤의 순간, 성장의 문턱으로 바라보는 해석력을 제안한다. 익숙한 나를 허무는 과정이 왜 파괴가 아니라 재생인지, “다시, 빈손이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어떻게 삶의 균형을 복원하는지 세심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는 것은 오른손의 경험, 왼손의 가능성이라는 표현이다. 한 손에는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 기술, 다른 한 손에는 아직 완전히 그려지지 않은 가능성을 동시에 쥐고 균형을 다시 배우는 과정을 그려낸다.

 

4경험의 건강은 이 책의 문제의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실천으로 연결하는 장이다. “경력 vs 경험 왜 이력서는 끝나도 경험은 남는가에서 출발해, 브릿지 비즈니스 전략, 경험 자산화 5단계(추출구조화브랜딩MVP테스트), AI와의 분업, 브랜드 에셋 만들기,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는 MVP까지, 매우 구체적인 도구와 절차를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AI는 두렵고 낯선 기술이 아니라, 리서처 · 라이터 · 에디터 · 디자이너 · PM으로 역할 분담을 해주는 다섯 명의 팀원으로 등장한다.

경험의 가치는 크기가 아니라 난이도를 견딘 시간에서 나온다. 같은 문제를 100번 해결한 사람은 101번째 문제 앞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당황하지 않음이 바로 자산이다라는 구절은 이 책이 시니어 세대에게 건네는 가장 강력한 격려이기도 하다. 그동안 스스로를 그냥 시키는 일만 해온 사람으로 축소해 온 이들에게, 당신이 견뎌 온 시간 그 자체가 타인이 돈을 내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경험적 지식임을 일깨워준다.

 

이 책의 재미는 거창한 구호 대신,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함께 제시한다는 데 있다. 매일 15관찰작업관계루틴을 통해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 A4 두 장짜리 작업 증거로 신뢰를 쌓는 법, 5~10페이지짜리 전자책 샘플이나 체크리스트, 케이스 스터디를 MVP로 삼아 세컨드 커리어의 첫 문을 여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시니어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알지 못해 머뭇거리는 순간을 부드럽게 밀어준다.

 

이 책을, 나이보다 나답게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기꺼이 권하고 싶다. 특히 5060 이후의 삶과 일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이들, 자신의 경험이 과연 누군가에게 가치가 있을지 의심하는 이들, AI가 두렵지만, 한 번쯤은 두 번째 커리어를 꿈꾸어 본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나이보다 젊게가 아니라, 나이보다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민선정, 박코치, 장기정, 차유나 공저 / 보민출판사 펴냄 / 288/ 국판형(148*210mm) / 16,000)

작성 2025.12.29 12:07 수정 2025.12.2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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