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연말특집] 2025년 세계 10대 뉴스, 거인의 귀환과 부서지는 질서: 2025년 세계를 뒤흔든 열 개의 파고

- 2025 세계 대전환, "트럼프가 부수고 AI가 재편하다" 지구촌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

- 내일의 태양은 어디서 뜨는가, 2025년 국제 10대 뉴스로 본 인류의 성적표.

- 지구라는 조각배는 어디로 향하는가: 2025년 세계, 거대한 폭풍 속의 영혼을 기록하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신냉전의 빙하가 녹아내린 자리에 흐르는 피와 눈물" - 2025년 지구촌,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인류의 자화상

 

2025년 세계는 '불확실성'이라는 단어조차 사치스러울 만큼 격렬한 변혁의 시기를 통과했다. 미국의 '트럼프 2.0' 시대가 개막하며 국제 공조의 틀은 여지없이 깨졌고, 가자와 우크라이나의 비명은 기술의 진보라는 화려한 포장지를 뚫고 터져 나왔다. 우리가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목격한 것은 시스템의 붕괴가 아니라 그 안에서 신음하는 인간의 영혼이었다.

 

1. 트럼프 2기 출범: '미국 우선주의'라는 거대한 해일

 

1월 20일, 워싱턴 D.C. 백악관의 주인은 다시 도널드 트럼프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켜온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종언을 의미했다. 취임 첫날, 그는 '보편적 관세' 부과와 'USAID' 폐쇄를 선언하며 전 세계 경제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철저히 자국 이익 중심의 외교를 펼치며 동맹국들조차 긴장하게 했다. 기자가 현장에서 본 워싱턴의 공기는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공포가 뒤섞여 흡사 거대한 폭풍 전야와 같았다.

 

2. 가자지구의 비극과 ICJ의 제노사이드 판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2년을 넘기며 가자지구는 문자 그대로 '지상의 지옥'이 되었다. 7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유엔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사망자 수만 7만 명을 넘어섰다. 기자가 만난 가자의 아이들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눈물이 말라버린 그들의 눈동자에서 나는 인류 문명의 파산을 보았다. 평화는 구호 속에만 있었고, 현장에는 부서진 건물과 잊힌 이름들만이 뒹굴고 있었다.

 

3. 러-우 전쟁 4년: 드론이 지배하는 '기계의 전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이제 인명 피해를 넘어 기술 전쟁의 시험대가 되었다.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으로 불리는 대규모 드론 공격은 러시아 본토의 병참선을 끊어놓았고, 이에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응수했다. 4년째 이어지는 이 소모전 속에서 전선은 교착되었지만, 죽음의 방식은 더욱 정교해졌다. 전쟁터의 군인들은 사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기계와 싸우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4. 이란-이스라엘 충돌: 5차 중동전쟁의 문턱

 

중동의 두 거물,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은 올 한 해 세계 안보의 가장 위험한 뇌관이었다. 미국의 묵인 아래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슬람권 국가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기자가 머물던 이스탄불 거리에서도 연일 반전과 보복을 외치는 시위가 이어졌다. 종교적 신념과 영토적 야욕이 부딪히는 그곳에 평화의 자리는 좁아 보였다.

 

5. 교황 레오 14세 선출: 가톨릭의 혁신과 미국의 바람

 

5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의 등장이었다. 보수적인 가톨릭 세계가 미국인 추기경을 선택한 것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기술 윤리'를 강조하며 실리콘밸리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종교가 정치를 넘어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는 본연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6. AI 디바이드: 기술 패권이 낳은 새로운 계급

 

인공지능(AI)은 이제 편리한 도구를 넘어 국가의 권력이 되었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AI 기술은 이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사이의 격차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려놓았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저개발 국가들은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하며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기술이 인간을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불평등의 도구가 되는 현실은 서글픈 역설이다.

 

7. 초대형 태풍 '라가사'와 아시아의 눈물

 

9월, 기후 위기의 역습은 잔인했다. 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라가사'는 필리핀과 중국 남부, 베트남을 휩쓸며 수조 원의 재산 피해와 수천 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기후 재앙의 경고였다.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기후 난민들이 국경을 넘는 모습은 2025년 지구가 처한 생존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8. Z세대의 디지털 혁명: 네팔과 마다가스카르의 봄

 

디지털로 연결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부패한 권력을 묵인하지 않았다. 네팔과 마다가스카르에서 일어난 청년 주도의 반정부 시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었고, 결국 독재 정권을 퇴진시켰다. 국경을 초월한 연대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었지만, 혁명 이후의 혼란을 수습하는 것은 여전히 그들의 무거운 과제로 남았다.

 

9.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도둑맞은 인류의 기억

 

10월, 전 세계를 경악게 한 사건이 파리에서 일어났다. 철통 보안을 자랑하던 루브르 박물관에서 나폴레옹의 왕관을 포함한 왕실 보석들이 사라졌다. 이는 문화재 보안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자,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류의 공동 자산이 얼마나 쉽게 유린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사라진 보석보다 더 뼈아픈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상실감이었다.

 

10. 비트코인 15만 달러: 화폐의 종말과 새로운 신뢰

 

가상자산은 이제 투기의 대상을 넘어 주류 화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5만 달러를 돌파하며 금을 대체하는 안전 자산으로 등극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며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지만, 탈중앙화를 외치는 시장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이 화폐가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것은 알고리즘이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신뢰'였다.

  

흉터 속에 깃든 빛을 찾아서

 

2025년의 세계 뉴스를 정리하며 내 마음속에 남은 단어는 '흉터'다. 정치는 갈라졌고, 대지는 불탔으며, 아이들은 울음을 멈췄다. 하지만 그 흉터는 우리가 살아남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복귀가 두렵고 AI의 진화가 당혹스럽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아야 한다.

 

중동의 격언 중에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밝게 빛난다"라는 말이 있다. 2025년의 어둠은 짙었으나, 그 안에서 피어난 연대와 기도의 목소리는 더 간절했다.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면, 우리가 전해야 할 마지막 소식은 절망이 아니라, 이 혼돈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하고, 꿈꾸며, 정의를 위해 발버둥 치는 '당신'이라는 존재의 고귀함이다. 우리는 이 부서진 질서 위에서 새로운 희망의 집을 지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통과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작성 2025.12.29 12:04 수정 2025.12.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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