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대만, 일본의 성소수자 단체들이 동아시아 지역 성소수자의 삶과 사회적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공동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한국에서는 성소수자 인권단체 ‘무지개행동’이 조사를 맡아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다.
동아시아 지역 성소수자의 삶을 기록하기 위한 공동 실태조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대만·일본의 성소수자 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협력 조사로, 동아시아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경험하는 일상과 사회적 조건을 비교·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에서는 성소수자 인권단체 ‘무지개행동’이 이번 실태조사를 담당한다. 무지개행동은 국내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해 온 연대체로, 이번 조사에서 한국 사회 내 성소수자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사 주관 단체들은 동아시아가 역사적·문화적으로 인접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성소수자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환경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며, 이번 실태조사는 “국가별 제도와 문화가 성소수자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문은 성소수자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경험, 차별이나 배제의 여부,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안전과 존중의 수준 등 다양한 문항을 통해 성소수자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한편, 모든 응답은 익명으로 처리되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수집되지 않는다.
한국 조사 대상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스스로를 성소수자로 정체화하고 한국 국적을 보유했으며 최근 5년간 한국에 거주한 사람’이며, 무지개행동은 이러한 기준에 대해 “조사 결과의 신뢰성과 국가 간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단기적인 현황 파악을 넘어 중장기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사 결과는 동아시아 성소수자 인권 보고서 작성, 정책 제안 자료, 시민사회 캠페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특히 국가 간 비교 분석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소수자의 삶은 통계 수치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기 어렵기 때문에 각자의 경험이 모여 사회적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인권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에, 이번 공동 실태조사를 통해 동아시아 성소수자 인권 담론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무지개행동을 비롯한 참여 단체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모여 인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개인의 응답이 축적될수록 동아시아 성소수자 인권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