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위기 도민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운영 중인 ‘긴급복지 핫라인’이 개설 3년 3개월 만에 상담 접수 2만6천 명을 넘어섰다. 생계와 주거, 의료 위기에 놓인 도민들이 전화 한 통으로 다시 삶의 버팀목을 찾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서농동에 거주하는 김영숙 씨(66·가명)에게 올해 봄은 겨울처럼 혹독했다. 발에 물건이 떨어지는 사고로 큰 부상을 입으면서 생계 활동은 물론 외출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가족 없이 홀로 살던 김 씨는 당장의 생계 걱정에 우울 증상까지 겪었다.
김 씨의 상황을 지켜본 지인은 ‘경기도 긴급복지 핫라인’을 권했다. 핫라인 상담 이후 김 씨는 서농동 주민센터와 연계돼 생계비와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경제적 지원도 컸지만,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힘이 됐다”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22년 8월 25일, 복지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긴급복지 핫라인(010-4419-7722)과 위기상담 통합 콜센터(031-120)를 신설했다. 이후 경기복G톡(카카오톡)과 경기도 긴급복지 누리집까지 연계해 총 4개 채널로 상담 창구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긴급복지 핫라인 누적 상담 인원은 올해 11월 말 기준 2만6,696명에 달한다. 올해에만 9,323명이 상담을 받는 등 사업 3년 차에도 이용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상담 내용은 복지 관련 문의가 7,75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적 지원으로 연계된 사례는 2,356명, 민간 지원은 1,024명이다. 기타 상담은 4,094명이며, 현재 처리 중인 사례도 280명에 이른다. 건강보험료 미납이나 도내 정책 등 복지 외 문의는 1만8,972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이웃의 시선’이다. 사업 초기인 2022년 8~11월에는 지역사회 제보 비율이 10.9%에 그쳤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5.1%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위기에 놓인 이웃을 발견하고 먼저 신고하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도민들에게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보는 긴급복지 핫라인, 위기상담 통합 콜센터, 경기복G톡, 긴급복지 누리집 등 어떤 채널을 이용해도 가능하다.
한편 도는 도민 제보뿐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겨울철 에너지 위기가 우려되는 월세 취약가구 등 위기 징후 데이터를 분석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3,047명의 위기도민을 지원했다.
경기도 긴급복지 핫라인은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연결되는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 통의 전화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이어주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상담: 010 6438 88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