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하루의 기록이 모여 어느덧 500권의 전자책을 이뤄냈다. 하지만 『500번째 책』의 저자 이윤주는 이 숫자를 자랑으로 삼지 않는다. 그는 이 책을 성과가 아닌 태도의 고백이라 말한다.
공무원으로 19년, 공인중개사로 20년, 그리고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또 다른 19년을 시작한 그는, 기록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왔다. 이 책은 단지 글을 많이 쓴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버틴 사람의 태도를 보여주는 기록이며, ‘설명하며 살아온’ 사람의 인생 노트다.
그는 글을 쓰는 행위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본다.
매일 쓰지 않으면 불편한 사람이 되었고, 그 습관은 곧 그의 삶의 리듬이 되었다.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그는 500번째 책을 쓸 때도 “이 숫자가 자랑이 아니라 질문이어야 한다”고 되새겼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비결'도 사실 간단하다. 특별한 재능보다는 ‘포기하지 않은 자세’, ‘버텨낸 시간’이 전부였다.
기록은 단지 정보의 축적이 아니다.
책임의 증거이자, 판단의 근거다. 그는 공무원 시절 서류 한 줄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무게를 체감하며 ‘기록의 힘’을 배웠다. 이후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면서는 ‘설명하지 않은 말이 더 큰 문제를 만든다’는 진실 앞에 자주 섰다. 그때마다 말보다 글을 택했다. 정답을 주는 대신 판단의 과정을 설명했고, 확신보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런 태도가 그의 글쓰기를 지탱했다.

전자책이라는 형식도 우연은 아니다.
공무원생활19년후 다시 공인중개사로 19년째에 초보공인중개사들을 위한 종이책 ‘혁신적인 마케팅전략으로 초보공인중개사 벗어나기’를 출간하였다.
그는 종이책이 주는 무게보다 ‘속도’와 ‘솔직함’을 택했다. 출판의 허락을 기다릴 필요 없이, 오늘의 질문을 오늘 정리할 수 있는 방식이 전자책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곧 습관이 되었고,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기 위한 장치가 되었다. 그리고 500권이라는 숫자도 ‘계획의 결과’가 아닌, 그저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결과로 쌓인 것이다.
이윤주는 ‘기록하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 다양한 장르에도 도전했다.
부동산 칼럼뿐 아니라 어린이동화, 에세이, 칼럼을 통해 시선을 낮추고, 감정을 들여다보며, 논리를 정리했다. 글쓰기는 그에게 단지 작가로서의 직업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방식이 되었다. 특히 그는 “전문가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념을 글로 보여준다.
결국 『500번째 책』은 완성의 증거가 아니라, 앞으로도 같은 태도로 살아가겠다는 약속이다. 저자는 “설명할 수 없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기록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이 책은 누군가의 성공담이 아니다. 하루를 그냥 넘기지 않으려는 한 사람의 성실한 고백이며, 삶을 기록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 모든 설명자의 이야기에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