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닮은 예술가, 35년의 시간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숲을 열다.”
임경호 교수가 정년퇴임과 함께 여덟 번째 개인전 《오래된 기억의 숲》을 선보이며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35년간 교육자로 활동한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임경호 교수가 정년퇴임을 맞아 개최한 여덟 번째 개인전 《오래된 기억의 숲》이 지난 12월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12월 10일부터 21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3층 1전시실에서 진행되었으며, 봉산문화회관 전시공간 지원 프로젝트 「Bongsan Open Space 2025」의 다섯 번째 기획 전시로 마련됐다.

전시 오프닝은 12월 18일 개최되었으며,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김해태·신원백·박기홍·박재현·이윤정·안국강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남기철·이희명·서혁준 교수, 생활제품디자인학과 정명택 학장과 안진호·오원석·선다혜 교수, 트랜스아트과 한상권 교수, 회화과 김희수 교수, 음악학부 이현 교수 등 다수의 교수진이 참석했다. 또한 봉산문화회관 옥동화 관장과 임경호 교수의 오랜 제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임 교수의 전시와 정년퇴임을 축하했다.

이번 전시는 오랜 기간 자연 속에서 체득한 감정과 사유를 작품으로 풀어낸 자리였다. 임 작가는 자연의 흐름과 조화, 생명력을 디자이너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섬세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자개 서랍과 함지 등 복합재료를 활용한 화면 구성은 자연의 물성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특징적 표현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나무, 새, 햇살, 꽃 등 자연의 요소들은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작가가 오랜 시간 관찰과 관조 속에서 느껴온 감정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숲(林)’이라는 전시 주제는 작가의 성씨와도 맞닿아 있으며, 교육자로 살아온 세월이 한 그루의 나무에서 한 숲으로 확장된 과정처럼 은유적으로 해석되었다.

임 교수는 오랜 기간 환경 문제를 주제로 작업해왔으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시각예술 언어로 탐구해왔다. 작가 노트에서 그는 “환경 훼손에 대한 시각적 경고와 자연의 치유 능력에 대한 믿음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있다”며 “자연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스스로 치유의 가능성을 찾는 과정이 작품 전반에 내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는 퇴임 시점과 겹쳐 더욱 의미가 깊었다. 제자를 가르쳐온 세월과 창작 활동의 기록을 한데 담은 작품들은 관객에게 차분한 감동을 남겼으며, 동료 교수진 역시 작가의 오랜 예술 여정을 축하했다. 임 교수는 “오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언어를 작품으로 바꾸어낸 임 교수의 오랜 창작 과정과, 교육자로서의 삶을 동시에 비춰낸 기록의 장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