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제조업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말 가운데 하나는 “부품이 없어 라인이 멈춘다”는 하소연이다. 특히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반도체, 자동차 전장, 산업용 전자기기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수동소자지만, 공급 구조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현장의 불안 요소로 작용해 왔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주식회사 오에스엠 코리아가 MLCC를 중심으로 한 자체 품질보증 기반 국내 유통 브랜드 출범을 예고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급 지연과 품질 이슈로 어려움을 겪어온 수요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 이후 국내 산업계는 핵심 부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직접 경험했다. 오에스엠 코리아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7년에 걸쳐 OEM 생산 체계와 품질보증 프로세스를 준비해 왔으며, 가격·납기·품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통 브랜드의 핵심은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관리’에 있다. 자체 라벨을 통해 부품 이력과 품질 관리 흐름을 명확히 하고, 산업 현장에서 반복돼 온 불량 발생과 수급 불안 문제를 구조적으로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조직 운영 방식 역시 수요 기업의 현실을 반영했다. 글로벌 회로 패키징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와 엔지니어 중심의 인력 구성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품 수급 컨설팅과 불량 분석 대응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유통 기업이 단순 거래 상대를 넘어, 기술 파트너로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오에스엠 코리아는 한국전자산업소재부품장비협회와 협력해 반도체 공정 관리와 불량 분석 분야 민간자격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문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지역 기반 기술 인력 양성과 기업 연계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공급 품목은 자동차 전장 환경에 적합한 고신뢰성 MLCC부터 일반 산업용 MLCC까지 폭넓게 구성된다. 삼성·LG·현대 계열 1~2차 협력사와 연계된 기술 교육 및 연구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회로 패키징 소재 전반에 대한 품질보증 기준을 적용해 공급한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확산으로 전자제어 시스템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자부품 결함에 따른 사회적 우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오에스엠 코리아는 전문가 양성과 협회 공동 대응 체계를 통해 향후 발생 가능한 전자제어 결함 의심 사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단순한 유통 브랜드 출범을 넘어, 수요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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