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듯한 날,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 막연한 갈망을 조용히 다독여주는 책이 있다.
『그래도 방 밖을 걸어보자』는 자기 안에 갇혀 있던 사람이 스스로를 설득하며 문을 열고 나가는 과정, 그 ‘걸음’의 의미에 대해 진심 어린 언어로 써 내려간 에세이다.
이 책은 다정하다. 때로는 고백처럼, 때로는 응원처럼 다가오는 문장들이 독자의 마음 깊숙이 스며든다. 무엇보다 마음을 울리는 건, 저자가 화려한 해답을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자신의 속도대로 천천히 나아가는 삶의 조각들을 풀어놓으며, “당신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에세이라는 장르가 흔히 빠지기 쉬운 감정 과잉이나 자기연민의 함정 대신, 이 책은 삶을 묵묵히 바라보는 태도와 솔직함으로 무장했다. 복잡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외면했던 상처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다.
책장을 덮고 나면 어느새, 작은 창문 하나가 열리는 느낌이다. 스스로에게 무심했던 날들, 그 어둡고 답답했던 방 안에 신선한 바람 한 줄기가 스며드는 듯하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저 ‘방 밖’을 걸어보자고 말하기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묻는다. “걷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은 왜 늘 없을까?” 그리고 답한다. “지금 여기 있는 내가, 당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다”고.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자꾸만 작아질 때, 이 책은 스스로를 다시 바라볼 작은 용기를 건넨다. 나아가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걷고 싶을 때, 『그래도 방 밖을 걸어보자』는 조용히 당신 곁을 걸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