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에 소득, 나이, 사연과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작은도서관이 문을 연다.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GEF)은 12월 4일 ‘라면먹는도서관’이 평택시 공공도서관으로 정식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라면먹는도서관은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읽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라면과 커피, 책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이용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주민이 일상처럼 드나드는 지역 기반 공공 인프라를 목표로 한다.
이 도서관은 평택 고덕 신도시 중심 생활권(고덕여염6길 89)에 위치하며 아파트 단지, 학교, 상가 밀집 지역 한가운데 자리해 방과 후 청소년, 직장인, 어르신까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동선에 놓여 있다. GEF는 이를 “특정 목적 시설이 아닌,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쉬고 먹고 읽는 생활형 공공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운영은 ‘무료 이용, 자율 운영, 신뢰 기반 도서 이용’ 세 가지 원칙에 따른다. 라면은 이용자가 직접 조리하고 설거지까지 마무리하며, 책 대출은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하지 않는 무기록 방식으로 진행된다.
라면먹는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기능을 지향한다. 아이와 청소년은 안전하게 머물며 공부할 수 있고, 육아 중인 부모·재택 노동자·은퇴 세대도 부담 없이 들러 라면을 먹고 책을 읽으며 이웃과 소통할 수 있다.
운영은 시민 후원과 자원봉사 ‘라면사서’ 참여로 이뤄진다. 라면사서는 도서관 개방과 공간 정리, 아이 돌봄 등을 맡으며 월 1회 2시간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라면과 커피 재료비 등 운영비는 시민과 기업 후원으로 충당되고 매월 사용 내역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박정인 GEF 이사장은 “라면 한 그릇과 책 한 권이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할 힘이 되기도 한다”며 “라면먹는도서관이 평택 고덕을 시작으로 전국 다양한 동네에 필요한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면먹는도서관은 향후 방과 후 독서 프로그램, 청소년 모임, 지역 예술인 강연 등 주민 참여형 기획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 고립과 1인 가구 관계 단절이 심화되는 시대, 이 공간이 동네 기반 공동체 회복 실험으로 기능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