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 수요는 폭발했지만, 남는 건 적자뿐
2025년 배달 시장은 여전히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식업을 중심으로 배달 주문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자영업자의 순수익은 같은 기간 평균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늘었는데 왜 수익은 줄었을까. 그 이면에는 배달앱 중심 생태계가 만들어낸 복잡한 비용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주문이 많아도 남는 게 없다”고 말한다. 배달 주문은 매출이 아니라 비용과 스트레스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으며, 특히 소규모 매장은 배달 매출 확대가 오히려 경영 리스크를 키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수수료·광고비·프로모션… 자영업자를 압박하는 3중 구조
자영업자가 배달앱에 지불하는 대표적인 비용은 세 가지다. 첫째, 중개 수수료다. 배달앱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주문 금액의 10~12% 수준이며 정액제(월 구독료)와 결합될 경우 체감 부담이 더 커진다. 둘째, 노출 광고비다. 동네 상권에서 상위 노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달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광고비가 빠져나간다. 광고비를 줄이면 주문이 급감하고, 늘리면 순이익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반복된다. 셋째, 할인·무료배달 프로모션 비용 분담이다. 프로모션은 플랫폼과 점주가 일정 비율로 나누지만 실제로는 점주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가 되어 이익을 더욱 잠식한다. 이 세 요소가 결합되면 “주문 100건을 받아도 30~40건은 공짜로 일하는 셈”이라는 말이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배달앱 중심 생태계, 왜 자영업자의 수익을 잠식하는가
배달앱은 구조적으로 자영업자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든다. 우선 독점적 시장 구조다. 2025년 기준 상위 두 개 플랫폼이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가격·수수료·노출 규칙 등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또한 알고리즘 기반 노출 경쟁은 자영업자에게 끊임없이 광고비를 투자하도록 압박한다.
점주는 자신이 어느 기준으로 노출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광고 집행이 안정적인 주문을 위한 ‘보험’ 역할을 한다. 여기에 배달 대행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수익 구조는 계속해서 얇아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주문은 많아지지만 이익은 플랫폼·배달 대행·광고비로 분산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대안 모델과 상생 전략이 만들어낼 새로운 길
이런 상황에서 몇 가지 대안 모델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첫째, 지역 기반 공공 배달 플랫폼이다. 수수료를 낮추고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은 소규모 매장에 특히 유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둘째, 픽업 전용 주문 시스템이다. 배달앱의 중개 기능만 활용하고 배달은 고객이 직접 가지러 오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셋째, 브랜드 자체 멤버십·직접 주문 채널 확보다. 카페·디저트 매장을 중심으로 SNS 기반 ‘DM 주문’, 자체 앱, 구독 정기 결제 모델 등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도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중심의 배달앱 수수료 규제 논의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배달 시장 성장의 그림자, 이제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배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 성장의 이익이 자영업자가 아닌 플랫폼에 편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지속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수료·광고비·대행비 구조의 투명화와 개선, 그리고 대체 플랫폼의 경쟁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2025년의 배달 시장은 자영업자에게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었다. 이제는 그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건강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