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025년 10월 20일, 국회 도서관은 "글로벌 인구 이동과 이민 정책, 한눈에 보기"를 발간했다(FACT BOOK 2025-5호 통권 제119호).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 대한민국의 인구정책 실패에 따른 새로운 돌파구가 원활하고 효과적인 이주민 유입 정책임을 말해 준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이민 정책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며, 동시에 인구 절벽 끝에서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며,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조용한 재앙'의 한복판에 서 있다. 거리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지방 소도시의 불이 하나둘 꺼져가는 현실은 더 이상 뉴스 속의 먼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의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이민 정책 보고서」는 우리에게 서늘한 경고장을 던진다. 2100년, 대한민국의 인구는 지금의 절반도 안 되는 2,200만 명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과연 우리는 이 거대한 소멸의 파도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보고서를 통해 그 해법을 들여다본다.
0.75명의 충격, 숫자가 아닌 '현실'이다
유엔(UN)이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시한부 선고'와도 같다.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 0.75명. 이는 인구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2.1명에 턱없이 부족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경제를 지탱하는 허리인 생산 연령 인구는 50년 뒤 반 토막이 난다.
단순히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이 멈추고, 세금을 낼 사람이 없어 복지 시스템이 붕괴하며, 지방 대학과 상권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미래가 예고되어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이제 '이민 정책'이 선택의 영역을 넘어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인 전략임을 천명한다.
전 세계는 지금 '인재 영입 전쟁' 중
시야를 밖으로 돌려보자. 인구 이동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지구적 흐름이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3.7%인 3억 400만 명이 국경을 넘어 삶의 터전을 옮겼다. 흥미로운 점은 선진국들이 이들을 단순히 '노동력'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들은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점수제를 통해 유능한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조차 '미래 창조 인재 제도(J-Find)'를 신설해 세계 명문대 졸업생들에게 빗장을 풀었다. 그들은 알고 있다. 우수한 이민자가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단순 노무직 위주의 방어적 정책에 머물러 있다.
'땜질식 처방'을 넘어 '백년대계'로
보고서가 지적하는 한국 이민 정책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컨트롤 타워의 부재'다. 비자는 법무부, 인력은 고용부, 다문화는 여가부로 찢어져 있다 보니, 종합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한 채 당장의 인력 난을 메우는 데만 급급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고서는 '이원화된 이민 시스템(Dual-Track System)'을 제안한다.
트랙 1 (우수 인재): 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 모셔 오는 '패스트트랙'.
트랙 2 (필수 인력): 농어업, 돌봄 등 필수 분야는 쿼터제로 관리하되 내국인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관리 트랙'.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휘할 범정부 차원의 '(가칭)출입국·이민관리청' 신설을 강력히 주문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100년 뒤의 대한민국을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객(客)이 아닌 이웃으로, '공존'의 문을 열다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마음의 문'이다. 보고서는 이민 정책의 성패가 결국 '사회 통합'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일손이 부족해서 부르는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지역 소멸을 막고 문화를 풍성하게 할 '이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지방 소멸 위기 지역에 이민자가 정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지역 특화형 비자'의 확대는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제도가 성공하려면, 낯선 얼굴의 그들에게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건넬 수 있는 시민의식의 성숙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붉은빛에 물들지도, 검은빛에 잠식되지도 않는, 서로의 색을 존중하며 어우러지는 진정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