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실패한 무대' 같은 중동(Middle East)을 떠나지 않으실까?

-유독 '중동(Middle East)'이라 불리는 이 땅은 하나님의 구속사라는 거대한 드라마의 '첫 무대'이자 '중심 무대'였다는 사실이다.

-가장 눈부신 빛이 있던 바로 그곳이, 가장 짙은 어둠이 시작된 무대가 되었다.

-어둠이 가장 짙었던 바로 그 순간,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음란했던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던 바로 그 중동 땅에, 하늘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빛'으로 오신 것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과 함께 대화하는 모습(Lucas Cranach, 1472~1553, 독일화가)

태초의 무대, 최후의 목적지: 중동 땅을 향한 하나님의 첫 계획

 

중동의 척박한 땅을 밟고, 그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깨달은 것은 이 세계의 그 어떤 땅도 하나님의 눈에 덜 중요한 곳은 없지만, 유독, '중동(Middle East)'이라 불리는 이 땅은 하나님의 '구속사'라는 거대한 드라마의 '첫 무대'이자 '중심 무대'였다는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는 바로 이 땅에서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영원 전부터 계획하신 그 원대한 이야기가 지금의 중동 땅에서 그 첫 장을 열었다. 성경의 구약과 신약의 모든 흥망성쇠가 바로 이 땅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모든 것의 시작: '기쁨의 동산'

 

하나님께서는 왜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이 중동 땅에 '에덴'이라는 '기쁨과 환희로 둘러싸인(Enclosed Garden of Delight)' 완벽한 공간을 창조하셨을까?

 

'에덴(Eden)'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그것은 히브리어로 '기쁨(Joy)', '환희(Delight)'를 의미한다. '동산(Gan)'은 '에워싸다', '보호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즉, 에덴동산은 '기쁨과 환희로 완벽하게 보호받는 곳'이었다.

 

이 기쁨은 우리가 세상에서 느끼는 찰나의 희열이 아니다. 그것은 거룩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영(靈)과, 죄 없는 피조물인 인간의 영(靈)이, 물질계 안에서 그 어떤 막힘도 없이 완벽하게(100%) 연합하고 교제하며 누리는 '하늘의 평화' 그 자체였다. 죽음도, 죄도, 수치도 없는 그곳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을 맛보며 그분과 함께 '영원'을 배우고 있었다.

 

성경은 그 무대의 지리적 위치를 놀랍도록 구체적으로 증언한다. "강이 에덴에서 발원하여 동산을 적시고..."(창 2:10). 그 강은 갈라져 네 개의 근원을 이루었으니, 그중 '힛데겔'은 오늘날 터키 동부에서 발원하여 이라크를 관통하는 '티그리스' 강이요, '유브라데'는 이름 그대로 '유프라테스' 강이 되어 시리아와 이라크 땅을 적신다.

 

그렇다. 인류의 첫 심장 박동이 울렸던 그 '기쁨의 동산'은, 바로 지금의 터키, 시리아, 이라크를 아우르는 중동의 심장부였다. 

천지창조, Michelangelo (1475-1564)

첫 번째 비극: 무대가 오염되다

 

그러나, 가장 눈 부신 빛이 있던 바로 그곳이, 가장 짙은 어둠이 시작된 무대가 되었다. '기쁨의 동산'은 인류 최초의 범죄와 첫 살인의 피가 스며든 '비극의 땅'이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었다. 그 말씀의 절대성을 버리고 불순종을 택하는 순간, 인간의 영은 하나님의 영과 단절되었다. '기쁨'은 사라지고 '수치'와 '두려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들은 에덴 밖으로 쫓겨났고, 비극은 멈추지 않았다. 최초의 살인이 바로 그 땅에서 일어났다. 가인이 아벨을 쳐 죽였다. 하나님의 낯을 피한 가인은 에덴 동쪽 '놋 땅'으로 도망쳐, 두려움 속에서 '에녹 성'을 쌓는다(창 4:16-17).

 

이것이 인류 최초의 '도시'였다. 하나님 없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쌓아 올린 성. 이 어두운 영적 배경을 가진 '에녹 성'은, 훗날 함족에 의해 세워질 '바벨 성'으로 이어지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하나님 없는 도시 문명의 출발점이 된다.

 

죄는 급속도로 번성했다. 창세기 4장의 가인의 족보는 타락의 족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라멕'은 두 아내를 취하며(창 4:19) '가정 파괴'와 '음란'의 역사를 시작한다. 그는 "가인을 위하여서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서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창 4:24)라고 노래하며, '보복'과 '잔인성'이 지배하는 문화를 선포한다. 동철로 날카로운 기계를 만들고, 하나님 없는 음악과 목축이 그 땅을 뒤덮었다.

 

아벨이 죽은 후, 아담이 셋을 낳고 그의 아들 '에노스'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창 4:26). 이 한 줄의 기록은, 그전까지 가인의 문명이 단 한 번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완벽한 무신(無神)의 시대였음을 역설적으로 증언한다.

 

심판과 재시작: 다시, 중동 땅에서

 

하나님은 이 무질서하고 죄악이 관영한 세상을 물로 심판하신다. 그러나 그분의 계획은 '끝'이 아니었다. 이 심판 속에서도 의인 노아와 그 가족을 통한 '새 시작'을 준비하셨다.

 

그리고 그 방주가 멈춘 곳이 어디인가? "아라라트산"(창 8:4)이다. 아라라트산은 지금의 터키 공화국 동북쪽에 우뚝 솟아있는, 바로 그 중동 땅이다.

 

하나님은 중동 땅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인류 역사의 시작점이 중동이요, 죄악으로 인한 멸망의 중심도 중동이며, 노아와 그의 세 아들 함, 셈, 야벳을 통해 인류가 새롭게 출발하는 '제2의 에덴' 역시 바로 이 중동 땅이었다.

 

두 개의 흐름: 함(Ham)의 길과 셈(Shem)의 길

 

홍수 이후, 인류는 노아의 자손들을 통해 다시 퍼져나간다(창 10장).

 

셋째 '야벳'은 북쪽 바닷가, 즉 흑해 연안으로 나아가 헬라(그리스) 문화권의 조상이 된다. 문제는 둘째 '함(Ham)'이었다. 노아의 수치를 가리지 않았던 함의 자손들은, 홍수 이전 가인의 문명이 가졌던 '하나님을 대적하는 영'을 그대로 계승한다.

 

그들은 아라라트산에서 내려와 중부 갈라디아(현 터키 앙카라) 지역에서 '히타이트(헷 족속)' 문명을 이룬다. 이들은 역사상 최초로 '철기'를 사용해 잔인한 무기를 만들고 정복 전쟁을 일삼았다. 그들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타고 내려가 팔레스타인(블레셋)을 차지했고, '미스라임'(이집트), '구스'(에티오피아), '붓'(리비아) 등 아프리카 북부까지 광대한 '함의 제국'을 건설한다. 

중동 지도(출처: pixabay)

하나님의 놀라운 반전

 

하나님의 계획은 이 지점에서 놀라운 반전을 이룬다. 하나님은 '함의 길'을 막기 위해, 첫째 아들 '셈(Shem)'의 족보를 택하신다. 그리고 셈의 후손 중 '아브라함' 한 사람을 부르신다(창 11:27).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창 12:1)고 명령하신다. 그가 떠나야 할 '본토'는 갈대아 우르, 즉 함의 문명권(바벨탑 근처)이었고, 그가 가야 할 '약속의 땅'은 바로 함의 자손(가나안 족속)이 차지하고 있던 땅이었다.

 

이것이 중동 땅을 향한 하나님의 거대한 영적 전쟁의 서막이다. 하나님은 '셈족'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함족'이 장악한 바로 그 땅을 믿음으로 밟게 하셨다. 430년 후, 모세는 '셈족'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함족'의 땅 이집트(미스라임)에서 탈출했으며, 여호수아를 통해 '함족'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게 하신다.

 

어둠의 절정, 빛으로 오시다

 

이 영적 전쟁은 예수님 시대에 이르러 그 절정에 달한다. 로마 제국. 야벳의 후예가 헬라 문화를 이어받아 세운, 인류 역사상 가장 광활하고 강력한 제국. 그러나 그 내면은 피와 정복, 이루 말할 수 없는 음란과 부도덕으로 가득 찬, 하나님을 대적하는 영이 가장 강력하게 지배하던 시대였다.

 

어둠이 가장 짙었던 바로 그 순간,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음란했던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던 바로 그 중동 땅에, 하늘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빛'으로 오신 것이다.

 

그분은 '셈족'의 족보를 통해 오셨다. 그분은 '함족'에 의해 더럽혀진 바로 그 땅, 아브라함이 걸었던 갈릴리와 유대를 다시 거룩한 발로 밟으셨다. 그분은 천국을 선포하셨고, 죽은 영혼을 살리셨으며, 고통받는 영혼을 건져내는 '새 창조'의 사역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그 구속의 정점, 십자가가 세워진 골고다 역시 이 중동 땅이었다.

 

다시, 안디옥에서 땅끝까지

 

부활하신 주님은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분의 복음은 열두 제자를 통해 예루살렘을 넘어섰고, 마침내 '안디옥'(현 터키 동남부 안타키아)에서 폭발한다. 

 

바울과 바나바의 위대한 전도 여행은, 바로 이 중동 땅 안디옥에서 시작되어, 중동 전역(터키, 시리아, 그리스)에 복음을 전파했다. 중동은 인류의 '시작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선교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2천 년이 지난 지금, 그 땅은 다시 어둠과 갈등의 상징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변한 적이 없다. 그분은 지금도 신실한 제자들을 부르셔서, 태초의 그 무대였던 온 중동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다시 선포하고 계신다. 그 땅은 하나님의 '첫 계획'이 시작된 곳이며, 그분의 '마지막 계획'이 완성될 무대이기 때문이다.

 

작성 2025.11.18 01:04 수정 2025.11.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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