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전국 곳곳에 숨어 있던 아름다운 도로 6곳을 ‘관광도로’로 공식 선정하며 국내 여행 지형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이번 지정은 2024년 10월 관광도로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첫 사례로, 자연경관과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아우르는 노선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한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부는 이러한 노선 개발이 단순한 드라이브 코스를 넘어서 지역관광 활성화와 경제 회복의 실질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노선은 제주 구좌 숨비해안로, 경남 함양 지리산 풍경길, 전북 무주 구천동 자연품길, 충북 제천 청풍경길, 전남 백리섬섬길, 강원 별 구름길 등 총 6곳이다. 각 도로는 천혜의 자연미와 문화유산, 지역 특색을 함께 담고 있어 운전하는 동안 지역의 색채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구좌 숨비해안로는 탁 트인 해안선과 푸른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길로, 현무암 지형과 조용한 어촌 풍경이 조화를 이룬다. 경남 함양의 지리산 풍경길은 산세를 감싸는 굽이진 길과 계절마다 다른 풍광으로 유명하며, 걷기와 드라이브 모두에 어울리는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 무주의 구천동 자연품길은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고요한 산악도로로, 예로부터 단풍 명소로 손꼽혀 왔다. 충북 제천의 청풍경길은 호수·산·섬이 어우러진 청풍호반의 조망을 품어 사계절 각각 다른 감동을 주는 드라이브 명소다.
전남의 백리섬섬길은 다도해의 풍경을 담아 섬과 섬을 연결하는 이색적 경험을 제공하며, 강원 별 구름길은 고지대 특유의 전망과 일출·운해 관측지로 알려져 사진가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이처럼 각 지역의 상징적 자연과 문화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채 한데 묶이면서, 관광도로는 전국을 여행하는 또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관광도로 지정은 단순히 경관이 아름다운 도로를 선정하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도로를 중심으로 주변 관광지·지역축제·문화유산·편의시설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경제에 실질적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국토교통부는 특히 지방의 소규모 관광지나 덜 알려진 명소들이 관광도로 효과로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정 과정은 엄격한 기준 아래 진행됐다. 지난 4월 도로관리청 대상 설명회 개최 이후 총 35건의 후보지가 접수되었고, 6월부터 10월까지 관광·도로·교통·역사·문화·지역계획·경관 등 6개 분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평가위원회가 현장성과 종합성을 검토했다. 11월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번 6개 노선이 공식 선정됐다.
이우제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은 “우리 국토의 자연과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다채로운 도로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며 “관광도로 주변 경관과 편의시설을 정비해 다시 찾고 싶은 명품 노선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관광도로 브랜드화를 추진해 지역관광 인지도 강화와 국내 여행 수요 확대를 위한 전략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관광도로 6곳 지정은 국내 여행 경험을 확장하는 결정적 계기로 평가된다. 정부 주도의 체계적 관리와 지역별 강점이 결합하면서 앞으로 관광도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여행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각 도로가 가진 이야기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되며 지역 균형 발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