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아산에 위치한 당림미술관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당림 이종무 화백의 미공개작 및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한 기획전 ‘당신은 지금 읽고 있습니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림=언어, 작품=책, 관람=읽기’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관람객이 화백의 작품을 마치 책을 읽듯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16년 아산에서 태어난 이종무 화백은 수십 년간 한국의 자연과 정서를 색과 선으로 기록해온 작가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시각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깊은 서사와 감정을 담고 있으며, 당림 특유의 고요한 색감과 구성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이종무 화백을 단순한 화가가 아닌 ‘글을 쓰는 작가’로 설정하여, 그의 붓질을 문장으로, 작품을 책으로, 관람을 독서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한다.
전시는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공간은 하나의 문학 장르를 테마로 한다. 첫 번째 ‘수필 공간’에서는 흑백사진과 화백의 작품을 통해 당림의 단상과 감정의 파편을 자유롭게 풀어낸다. 이어지는 ‘소설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VR을 통해 당림이 본 풍경과 그의 시선을 직접 체험하며, 화백의 기억을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서사적 공간이 펼쳐진다.
2층에 마련된 ‘시 공간’은 당림의 감정이 응축된 시적 장면을 구성하여 고요한 정서 속에서 그의 내면을 탐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외에도 ‘어휘집’으로 설정된 아카이브 공간과 화백이 생전에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아뜰리에’가 공개되어 관람객의 흥미를 더한다.
전시 제목 ‘당신은 지금 읽고 있습니다’는 관람객이 전시를 읽는 독자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이종무 화백의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읽는 것’으로 전환시키는 실험적 시도로, 회화와 문학의 경계를 겹쳐보며 예술을 통해 삶을 읽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책의 페이지처럼 넘기며 각 공간에서 새로운 장르의 문학을 읽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당림미술관은 2024년에 총 1만529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전년 대비 0.6% 증가를 기록했고, 2022년 대비 6.9%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체험 및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누적 3301명의 참여자를 유치하며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술관 측은 유아 및 초등학교 등 지역 단체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