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사상 첫 무슬림·사회주의 시장 탄생

34세 조란 맘다니, “부유세·임대료 동결” 공약으로 압승

월가·대기업 ‘탈뉴욕’ 가속…텍사스로 자본 이동 조짐


미국 뉴욕시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2025114일 실시된 시장 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자(DSA) 소속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34) 후보가 승리하며, 뉴욕시의 최초의 무슬림이자 인도계 시장, 그리고 1892년 이후 최연소 시장이 탄생했다. 그는 무소속 전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를 제치고 시장 자리를 거머쥐었다. 맘다니는 202611일 취임할 예정이다.

 

<사진; AI image. antnews>

BBCCNN 등 해외 주요 언론은 이번 당선을 뉴욕 정치의 극적 전환으로 평가했다. 2021년부터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해 온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 대중교통 무료화, 최저임금 30달러 인상, 고소득층 증세 등 급진적 복지정책을 내세워 젊은층과 저소득층 유권자들의 강한 지지를 얻었다. 그의 선거운동은 생활비 위기 해소를 중심에 두었으며, ‘모두를 위한 뉴욕을 기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월가와 기업계에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NBC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맘다니의 세금 인상 및 규제 강화 공약은 이미 금융사와 대기업들의 탈뉴욕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

 

골드만삭스는 2028년까지 텍사스 댈러스에 약 5천 명 규모의 캠퍼스를 완공할 예정이며, JP모건체이스는 이미 텍사스 내 직원이 뉴욕 본점 인원을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맘다니의 당선이 뉴욕 자본 구조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그를 마르크스주의적 실험가로 지칭하며 뉴욕의 세금·안전·비용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뉴욕 부동산 투자 신탁사 SL 그린 리얼티(SL Green Realty)와 은행주 등은 선거 직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내 정책분석기관인 Urban InstituteBrookings Institution은 맘다니의 공약이 도시 복지 혁신과 재정 부담 간의 균형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 기조는 뉴욕 경찰 노조와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기간 중 쿠오모 후보를 지지하며, “맘다니가 당선되면 연방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유권자 참여율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젊은층(18~35)의 투표율이 급증했고, 이는 맘다니 진영의 조직력과 진보적 메시지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태어나 일곱 살에 뉴욕으로 이주한 맘다니는 인도계 학자 마흐무드 맘다니와 영화감독 미라 네어의 아들이다. 그는 브롱스 과학고와 보든 칼리지를 졸업했으며, 2020년 뉴욕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5선 의원을 꺾고 처음 정치권에 입문했다.

 

맘다니는 당선 후 성명에서 뉴욕은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움직였다이 도시는 이제 사람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진보적 실험이 고비용 도시 뉴욕의 재정과 경제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향후 4년이 뉴욕시의 미래를 가늠할 결정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작성 2025.11.08 09:04 수정 2025.11.08 09:04

RSS피드 기사제공처 : 개미신문 / 등록기자: 김태봉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