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요즘 왜 이렇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질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샤워 후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이나 빗질 시 손에 감기는 모발의 양이 늘어나면, 혹시 탈모가 시작된 건 아닌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는 자연스러운 ‘계절성 탈모’ 현상이다.

머리카락도 계절을 탄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일정한 주기로 성장기–퇴행기–휴지기를 반복한다. 봄과 여름 동안 활발히 자란 머리카락은 가을이 되면 성장이 멈추는 ‘휴지기’에 들어가고, 새로운 모발이 자리를 잡기 위해 기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약 50~100가닥의 탈락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즉, 가을철 일시적인 모발 탈락은 자연스러운 교체 과정으로 보는 것이 옳다.
가을의 대표적인 특징은 낮은 습도와 큰 일교차다. 이 시기엔 두피의 수분이 쉽게 증발하고 피지 분비가 줄어들면서 각질, 가려움, 비듬 등이 생기기 쉽다. 두피가 건조하거나 자극받으면 모근이 약화되어 머리카락이 쉽게 빠질 수 있다. 특히 잦은 드라이기 사용이나 뜨거운 물로 머리를 감는 습관은 두피 장벽을 손상시켜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한여름 내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두피는 보이지 않게 손상을 입는다. 자외선은 모근의 단백질 구조를 변성시키고 피지의 산화를 유도해 염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여름에 축적된 열과 피로가 가을에 탈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을 탈모는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라 여름 손상의 결과이기도 하다.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도 주범
환절기엔 식습관이 불규칙해지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스트레스가 누적되기 쉽다. 단백질, 철분, 아연이 부족하면 모발 생성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머리카락이 약해진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하면 혈류량이 감소해 모근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이 전달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을철 기온 변화는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활발해지는 시기엔 유전적 탈모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모발 탈락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면역 체계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두피 염증 반응이 증가해 모근이 손상되기도 한다.
가을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계절’이 아니라, 새 머리카락이 ‘태어나는 계절’이다. 일시적인 변화에 불안해하기보다 올바른 관리로 두피 환경을 정비하면 탈모 걱정 없는 건강한 계절을 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철은 두피 리셋 시즌”이라며, 두피 보습과 영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