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새로운 투자 지평. 과거 IT 버블과의 결정적 차이
저명한 월가 투자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Ed Yardeni)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최근 한국 경제 언론과의 대담에서 미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 말 7,000, 내년에는 7,700, 그리고 2029년 말에는 10,00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한, 1983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보여주었던 야데니 대표는, 현재 뉴욕 증시를 이끄는 인공지능(AI) 열풍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데니 대표는 닷컴 버블의 본질을 '통신 장비 과잉 현상'으로 분석했습니다. 당시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이 각광받으며 수많은 닷컴 기업들이 등장했고, 이 기업들이 인터넷 접속을 위해 대규모 통신 장비를 구매하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닷컴 기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통신 장비 수요가 급감했고, 과도한 부채를 지닌 통신 회사들이 도산하면서 버블이 붕괴되었습니다.
이와 달리 현재 AI 확산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이들은 외부 부채에 의존하기보다 자체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및 AI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이 이러한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그는 AI 투자 수익이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해당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버블 붕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시장 조정에 가깝다는 시각입니다. 현재의 상황은 'AI 거품'이라기보다는 'AI 공포의 거품', 즉 과도한 불안감이 형성된 것에 가깝다고 진단하며, 일부 기업의 실패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시스템 붕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 동력과 주요 거시 경제 변수
야데니 대표는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력을 지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퇴직 세대인 베이비부머의 소비력을 꼽았습니다. 이들은 막대한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의 소비까지 지원하며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지난 3년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현재도 이러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데니 대표는 미국 경제에 잠재된 최대 위험 요소로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과거 행정부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관세가 없었다면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으로 하락했을 것이며, 현재 인플레이션이 3%대에 고착된 주된 원인은 바로 관세이며, 특히 내구재 가격에서 이러한 현상이 명확히 드러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내구재 가격이 전년 대비 4% 하락했으나, 현재는 1% 상승세로 전환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효과가 앞으로 약 6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자산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현재로서는 채권 투자의 매력이 감소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 투자 전략: 금(Gold) 강세장과 향후 전망
이러한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야데니 대표는 금(金)의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자산 동결 조치에 대응하여,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대신 금 보유량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중국, 이란, 러시아, 북한,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금 매입에 나섰다고 언급했습니다.

야데니 대표는 다양한 시장 변수에도 불구하고, AI 기술 발전이 글로벌 강세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투자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며, 미국 국내총생산(GDP), 소비, 투자, 주가 모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