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문화재단(대표 서노원) 성북구립미술관은 23일부터 오는 12월 7일까지 서세옥 화백의 5주기를 추모하는 특별전 '시인詩,人 산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전은 전통적인 문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현대 한국화의 지평을 넓힌 화가로 평가받는 서세옥을 '문인(文人)'으로 소환해 그의 삶과 철학을 보다 깊이 있게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한국 화단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산정(山丁) 서세옥의 시문을 통해 평생 사람과 자연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온 그의 예술세계를 시와 연관 지어 보다 풍성하게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 쓴 한시들과 그림에 담긴 화론을 비교 감상함으로써 서세옥의 깊은 화도(畫道)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29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난 서세옥 화백은 한문학에 깊은 조예가 있는 집안에서 성장했으며, 일찍이 동양 사상과 시문에 해박하고 시(詩), 서(書), 화(畵), 인(印)에 두루 능하여 진정한 문인화 정신을 계승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노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지은 시들을 모아 ‘무송재시고(撫松齋詩稿)’(2018)를 출간했는데, 이 시집에는 세월의 소회, 자연과 경물에서 느끼는 감정, 옛 추억에 대한 회고가 담겨 있다. 더불어 ‘화인(畫人)’으로서 우주의 이치와 생의 의미를 간구하는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서세옥 화백은 "문기(文氣)는 저 광대 무한한 우주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에너지"라며 문인화 전통이 지닌 정신적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그가 추구했던 예술관은 무극(無極)의 세계로, 초월과 무한, 순환의 에너지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도(道)'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시어와 문학적 함축성에 익숙하며 추상성이 가미된 한자를 체화한 그에게 추상은 이미 익숙한 개념이었을 것이다. 그의 시는 사고의 폭을 확장하고 그림에 대한 풍부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며, 한시가 품고 있는 미발화의 공간은 회화적 여백과 맥락을 같이한다.
성북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서세옥 화백의 한시와 철학적 사유에 보다 심도 있게 접근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시인 산정의 글과 그의 화도 역시 현재의 감각으로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시 상세 정보
- 전시명: 서세옥 5주기 추모전 ‘시인詩,人 산정’
- 전시 기간: 2025년 10월 23일 ~ 2025년 12월 7일 (화요일~일요일, 매주 월요일 휴관)
- 전시 장소: 성북구립미술관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34)
- 전시 작가: 서세옥 (Suh Se-Ok)
- 운영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30)
- 도슨트: 매일 오후 3시 (1회)
- 관람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