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열이 나면 어떻게? 유아 해열제 사용의 실제 가이드

해열제는 언제 써야 할까

복용량과 간격, ‘조금씩 자주’가 아니라 ‘정확히’

부모의 불안, ‘열공포’라는 사회적 현상

열 나는 아이 모습 [사진 = AI 생성, ⓒ패밀리트립저널]

 

“아이가 뜨거워요.”
이 말만으로도 부모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특히 첫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체온계 숫자 하나에도 마음이 요동친다.
 

열이 난다는 건 몸속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빨리 열을 내려야 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열은 질병이 아니라 몸의 방어 반응이다.
즉, 아이의 열은 병의 원인이 아니라 몸이 회복하고 있다는 과정의 일부다.
해열제의 목적은 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에 있다.

 

 

소아 발열 관리 지침에서는 일반적으로 체온이 38도 이상이거나, 아이 스스로 힘들어할 때 해열제 사용을 권고한다. 단순한 열만으로는 약을 서둘러 쓸 필요가 없다. 

의료 전문가들은 “체온 수치보다 아이의 상태를 먼저 보라”고 조언한다.
즉, 열이 나더라도 아이가 잘 놀고, 물을 마시고, 잠을 잘 잔다면 굳이 해열제를 급하게 먹일 필요는 없다.
반대로, 아이가 처지고 식사나 수분 섭취가 어렵다면 해열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해열제 사용의 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아이의 반응이다.
부모의 불안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컨디션을 관찰하는 냉정함이다.

 

 

유아 해열제는 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또는 덱시부프로펜) 두 계열이 사용된다.
두 약 모두 안전성이 높지만, 용량과 간격을 지키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10~15mg/kg 기준, 최소 4시간 간격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 5~10mg/kg 기준, 6~8시간 간격, 하루 최대 4회까지

 

복용 간격을 줄이거나 용량을 임의로 늘리면 간이나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조금씩 자주’는 안전하지 않다. ‘정확히 필요한 때, 정확한 용량’이 원칙이다.

 

 

6개월 이상 아기에서 고열이 지속된다면 교차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각 계열의 간격 원칙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한다.

같은 계열끼리는 정해진 간격을 유지.

서로 다른 계열(아세트아미노펜 ↔ 이부프로펜)은 최소 2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 가능.

 

예를 들어,
12시에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였다면,
2시에 이부프로펜을, 그리고 4시에 다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수 있다.

 

이렇게 간격을 정확히 관리하면 교차 복용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체온이 39도 이상 12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경련·의식저하·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해열제보다 즉시 진료가 우선이다. 교차 복용은 ‘응급 시 보조 수단’이지 ‘기본 대응법’은 아니다.


 

 

많은 부모가 열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열공포’라고 부른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절반 이상이 체온이 38도만 넘어도 해열제를 투여하며, 일부는 아이를 깨워가며 약을 먹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과도한 대응은 오히려 아이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열은 병이 아니라, 몸의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해열제는 아이의 열을 내리는 약이 아니라, 아이가 편히 쉴 수 있게 돕는 도구다.
따라서 열이 난다고 곧바로 약을 찾기보다 “이 아이가 얼마나 불편해 보이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아이의 열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 열 속에는 몸이 회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숨어 있다.
부모가 그 신호를 정확히 읽어낼 때, 열은 더 이상 공포가 아니라 건강의 언어가 된다.

 

작성 2025.10.22 00:58 수정 2025.10.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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