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의 급성장은 인류의 기술적 진보를 상징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력’이라는 거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최근 챗GPT의 개발사 OpenAI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과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가속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술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계약은 인공지능 산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동시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AI가 활용되는 데이터센터는 이미 글로벌 전력 소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하루 수십억 건의 요청을 실시간 처리하며 엄청난 연산 자원을 소모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세계 전력망의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한 도시의 전력 수요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OpenAI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하드웨어를 확충하기 위한 투자가 아니다. 인공지능 산업이 직면한 ‘에너지 지속가능성’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다. 10GW는 약 1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이 방대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향후 AI 성장은 막대한 환경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AI 기술의 진보가 에너지 문제와 직결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업계 내부의 논의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AI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일부 제조산업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지속가능기술 연구원은 “AI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도구가 되려면, 먼저 에너지 효율을 혁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해 브로드컴은 차세대 AI 전용 칩셋이 기존 GPU 대비 와트당 성능 효율을 2~3배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내부 시험 결과, 새로운 가속기는 추론 작업당 전력 사용량을 최대 30% 절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연산 속도 향상뿐 아니라, 총 에너지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방향의 혁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OpenAI 역시 이 칩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연간 수백 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챗GPT 모델의 전체 훈련 과정에서 소모되는 전력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단기적인 효율성 개선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효율이 개선되더라도 총 전력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력 인프라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력망의 임계치를 넘어서면, 기술 혁신이 오히려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달리, 산업계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AI 반도체가 본격 상용화되면,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 절감과 더불어 친환경 기술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탄소중립을 국가 목표로 세운 여러 나라에서, ‘친환경 AI 인프라’는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OpenAI-브로드컴 협력은 인공지능 산업이 기술 중심에서 ‘책임 있는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의 지능이 고도화될수록, 그를 움직이는 에너지에 대한 성찰 역시 깊어져야 한다. 인류는 지금, ‘무한한 계산 능력’과 ‘유한한 전력 자원’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하는 시대적 과제 앞에 서 있다.
OpenAI가 브로드컴과 10GW 규모의 AI 반도체 계약을 체결하며,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효율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기대효과
AI 반도체의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소비 절감 가능성.
데이터센터 운영비 절감 및 환경 부담 완화.
지속 가능한 AI 인프라 구축의 선도적 사례.
AI 산업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에너지와 환경의 문제까지 포괄하는 ‘복합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OpenAI와 브로드컴의 이번 계약은 그 전환점이다.
기술적 진보와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이 질문의 답이 인공지능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