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건강에 자신 있던 40대 직장인 A씨는 어느 날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주변의 신속한 신고와 구조에도 불구하고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병원 진단명은 ‘급성 심장마비’, 즉 돌연사였다.
이처럼 돌연사는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와 한순간에 생명을 앗아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돌연사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예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약 1만 명 이상이 돌연사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특별한 질환을 앓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특히 과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카페인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한 심혈관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심혈관 질환을 중장년층의 병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30~40대 젊은층 돌연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연사는 주로 심장의 전기적 이상이나 혈관이 막혀 혈류 공급이 중단되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전에 몸은 이미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가슴이 조이거나 답답한 느낌, 숨이 가빠지는 증상, 이유 없는 피로감, 어지럼증, 식은땀, 불규칙한 심박 등은 대표적인 경고 신호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 쉽다는 점이다.
서울의 A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돌연사 환자 중 상당수는 사전에 경미한 증상이 있었지만, 병원을 찾지 않았다”며 “작은 이상이라도 반복된다면 반드시 심전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돌연사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은 ‘하루 루틴 관리’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루를 기준으로 한 간단한 습관 변화만으로도 심장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찬물 대신 미지근한 물 한 잔으로 순환을 돕고, 갑작스러운 격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워야 한다. 점심에는 포화지방이 많은 고칼로리 식단을 피하고, 채소와 단백질 중심의 식사를 권장한다. 식후 10분가량 가볍게 걷는 것도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
퇴근 후에는 쌓인 긴장을 풀기 위해 명상이나 온수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나 야식은 심장의 회복을 방해한다. 취침 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조용한 음악과 심호흡으로 심박을 안정시키는 것이 숙면에 효과적이다. 숙면은 심장을 회복시키는 유일한 시간으로, 수면 부족은 부정맥과 고혈압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돌연사 위험을 최대 40%까지 낮출 수 있다. 운동 시에는 무리한 강도보다는 심박수를 1분당 100~120회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최근에는 ‘심장 나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돌연사 위험 예측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실제 나이보다 심장 나이가 5세 이상 높게 나타난 사람은 돌연사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마트워치나 헬스케어 앱을 활용해 심박수, 수면 패턴, 스트레스 지수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결국 돌연사는 갑작스럽게 찾아오지만, 그 원인은 대부분 일상 속에서 만들어진다. 잠깐의 스트레스, 잦은 야근, 식습관의 불균형이 쌓여 심장을 위협한다. 의학계는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생활 루틴’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건강검진 한 번으로 안심할 수 없으며, 매일의 습관이 생명을 지킨다.
한 심장 전문의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다면, 심장이 여전히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사실을 소중히 여기고 오늘부터라도 심장을 쉬게 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