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영어는 달라야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저장에 집착하는 사람들, 문제해결력

사람들은 왜 저장에 집착하게 되는지 이야기하는 BBC 

 

 ‘가치 있는 것을 숨기다, 몰래 저장하다’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 ‘hoard’는 현대어에서 가치 있지 않은 물건도 저장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hoarding’은 저장하는 그러한 습관을 말하고 ‘hoarder’는 그러한 습관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상에서 말하듯이 그런 사람을 병으로 확정하는 ‘저장강박증’이라는 말을 자제하며 기사를 쓰려고 한다. 교육학에서 꼬리표를 붙이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학생들에게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지 않도록 주의를 시킨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낙인 이론으로 부정적 결과가 내재화되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이것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칭찬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하는 것이지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다. 뇌신경학자들은 상황에 적절하지 못한 반응은 문제를 심화시키거나 문제적 행동을 고착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무엇이든지 전체적 흐름을 모르면서 단순히 몇 가지 사실만 아는 것이 문제를 초래한다. 

 정상을 넘어 저장하고 사는 사람에 대한 문제 해결책도 마찬가지이다. 영상에 나온 이처럼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해 문제가 심화하는 경우는 많다. 특히 마음과 심리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은 제대로 된 전문가, 특히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역효과가 나기 쉬운 영역이다. 

 몇 년 전, 모 지방 교육청에서 학교에 상담교사를 두겠다는 좋은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이라는 핑계로 순회 형식으로 일하거나 일하는 시간은 짧게 하다가 결국 몇 개월 교육 받은 사람이 대체하는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원어민 강사에게 쓸 예산은 있으면서 상담교사에게 쓸 예산은 없다는 게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영어 능력 중 어느 것이 중요하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정신 건강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미국 학교에서는 전공자이고 현장 경험이 있어야만 학교 상담교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접을 우리나라보다는 잘해주는 것 같다. 상담교사만의 전문성을 인정한다. 그래서 상담교사가 학생들을 판별한 결과를 믿고 그에 따른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한다.

 

 또 영상을 보면서 생각난 것이 노숙자를 대하는 영국인들의 자세였다. 숙소가 주택가에 있을 때였다.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 역 앞 노숙자와 대화하는 영국인을 가끔 보게 되었다. 지나가면서 들리는 이야기는 아주 사소한 일상 대화였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노숙자에게 말을 걸려 시도하는 영국인이 있었다. 

 사실 노숙자가 되는 과정은 정신적 문제가 더 클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편안한 곳에서 잠을 자고 싶어 하지 밖에서 매일 자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심리적 문제로 다른 사람과 고립되어 버린 사람을 구제하려는 노력이 문제의 핵심을 이해한 것 같았다. 

 이런 문제의 핵심은 놓치고 쉼터만 만들고 밥 먹을 곳만 만든다면 세금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밥 먹고 잠잘 곳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심리적 상태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저장에 집착하는 사람도 영상에서 말하듯 치워주는 사람이 와도 그때만 잠시 깨끗해지고 다시 어질러지는 것이 반복된다.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나오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일반 상식으로 봤을 때 비정상적이라고 해서 그에게 해결만을 강요한다면 문제가 더 심화될 수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그게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이런 근본 원인을 찾으려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비판을 비난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비판은 문제를 날카롭게 인식하는 과정이다. 상대방이나 행동에 대해 자기 의견을 쏟아부으며 틀렸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비판에 가깝다. 

 

 문제해결 과정은 날카롭게 문제를 인식해서 원인을 찾고 나서 다양한 해결 방법을 떠올리고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치열한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결책을 실행하고 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결과가 좋으면 다음에 또 그 방법을 쓰면 되고, 잘 안되면 원인을 찾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렇게 해서 사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좋은 제도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문제가 벌어졌을 때 누군가가 책임지고 무사히 넘어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체제 없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계속 사회가 굴러간다면 개인적으로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 

작성 2025.10.04 00:00 수정 2025.10.0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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