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빌딩 숲 사이에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흙을 만지며 위안을 얻고 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조성되고 있는 ‘시민텃밭’은 단순히 채소를 기르는 공간을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는다. 도시민들은 이곳에서 흙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잊고 있던 자연의 감각을 회복하고, 스트레스

를 해소하며 삶의 균형을 찾고 있다.
도시의 삶은 편리하지만 정신적 피로를 안겨준다. 시민텃밭은 이러한 도심 생활에 작은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서울, 부산, 대전 등 대도시에서는 공원이나 자투리땅을 활용해 텃밭을 조성하고 주민에게 분양한다. 참여자들은 매주 주말마다 텃밭을 찾아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을 기르며 도시 속에서 자연과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치유농업교육 전문가 이택호 강사(수원대 교수)는 “도시민들에게 시민텃밭은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치유 공간”이라며, “특히 아이들과 가족 단위의 참여는 교육적 효과와 더불어 공동체적 유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흙을 만지고 작물을 기르는 과정은 단순한 노동을 넘어 치유적 효과를 낳는다. 원예치료 연구에 따르면 흙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인간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시민텃밭 참여자들은 우울감 완화, 수면 개선, 정서 안정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택호 강사는 “흙을 만지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자연과 연결됨으로써 얻게 되는 회복 효과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민텃밭 참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시민텃밭의 가치는 개인적 치유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함께 땅을 일구면서 자연스레 공동체 의식이 살아난다. 이웃 간 인사와 나눔이 늘어나고,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함께 나누는 과정은 공동체적 유대를 강화한다. 또한 도시의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녹지 공간을 확장하는 효과까지 가져온다.

이택호 강사는 “시민텃밭은 단순히 농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사회적 자본을 키우는 플랫폼”이라며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확대되어야 할 정책적 과제”라고 강조한다.
도시인들에게 시민텃밭은 단순한 농사 체험장이 아니라, 삶을 회복하는 치유 공간이자 이웃과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의 장이다. 흙을 만지며 건강을 되찾고,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경험은 바쁜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시민텃밭은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조용한 혁명으로,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키워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