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 수가 4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10명 중 7명은 이미 직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백수'가 아닌, 현실에 지친 퇴직 청년이라는 의미다.
‘대학내일’이 전국 만 19세~34세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하한선'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꼽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직장 조건’은 의외로 단순했다. 청결한 화장실, 정수기 눈치 안 보는 사내 환경, 합리적인 근무 시간. 이들은 고연봉이나 대기업식 복지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 그저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일터’, ‘지속 가능한 환경’을 바랐다.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 다수는 이전 직장에서 겪은 부당한 대우를 회상했다. 낡은 화장실, 난방이 안 되는 사무실, 상사의 폭언, 야근 강요, 눈치 보는 정수기 사용 등 일상적인 고충이 누적되며 결국 이들은 퇴사를 선택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들은 화장실의 위생 상태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였고, 이로 인한 건강 피해 사례도 있었다. 한 청년은 "청결하지 않은 남녀공용 화장실 때문에 방광염에 걸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법적 근로조건 준수, 인간적인 대우, 감정노동 없는 사내 문화. 이 모든 것이 무너진 직장에서, 이들은 더는 ‘견디는 삶’을 선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학내일의 조사 결과, 청년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연봉은 2,823만원이었다. 하지만 핵심은 숫자가 아니었다. 야근 수당 없는 반복적 초과근무, 대화가 불가능한 사내 문화, 체온조차 유지할 수 없는 근무 환경이 문제였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구인배수는 0.39에 불과해, 청년 100명 중 39명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업의 시선은 여전히 ‘적합한 지원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 수의 확장이 아닌, '일자리 하한선'을 보장하는 제도화다. 기본적인 근로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청년은 다시 일터로 돌아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일터를 단순히 ‘직장’이 아닌,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공간이 아닌, 매일 일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요약 및 기대효과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청년들이 바라는 일터는 고연봉보다 기본적인 인간 존중과 환경이 갖춰진 '상식적인 공간'임이 확인되었다. 노동시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채용 확대가 아니라, 장기 근속 가능한 근로환경 조성이다. 이는 기업과 청년 모두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결론
청년은 일하고 싶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환경은 더 이상 청년의 책임이 아니다. 일자리 정책은 숫자 경쟁이 아닌, 질적 기준의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버티는 직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일터’가 청년 세대의 기본 권리가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