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심난해(54, 가명) 씨는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을 계속 틀 수밖에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날아오는 전기요금 고지서가 두렵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살고 싶은데, 전기세 생각하면 틀까 말까 망설여져요." 심 씨의 걱정은 많은 가정과 자영업자, 소규모 사무실 운영자들의 현실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냉방기를 ‘얼마나 오래 틀었는가’보다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전기세 절약의 핵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순히 절약을 위해 더위를 참는 것보다, 냉방 온도와 시간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면 전기료는 줄이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여름철 냉방기의 적정 온도를 26~28도 사이로 권장한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 온도 구간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실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는 '황금 온도'다. 냉방 온도를 1도 낮출수록 에너지 사용량은 7~8%가량 증가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낮춘 온도가 오히려 전기세를 올리는 주범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 4인 가정은 평소 23도로 설정하던 에어컨 온도를 26도로 조정한 뒤, 월 전기요금을 약 17% 절감한 바 있다. 심 씨도 최근 이 정보를 접하고는 온도를 27도로 유지하며, 전기세 걱정이 다소 줄었다고 말한다.
냉방 전략은 온도 설정뿐 아니라 시간대 조절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출근 전, 외출 중, 수면 시간대마다 상황에 맞는 설정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외출이라면 에어컨을 완전히 끄기보다는 온도를 높여 유지하는 편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귀가 30분 전 스마트폰 앱으로 에어컨을 미리 가동하면 냉방 효율도 확보할 수 있다.
수면 시간에는 타이머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1~2시간 뒤 자동 종료를 설정하거나 절전모드를 사용하면, 밤새 무리한 냉방으로 인한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요즘에는 스마트 온도조절기나 AI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도 많아, 시간대별 맞춤 냉방이 한결 수월해졌다.
여기에 선풍기, 커튼, 제습기 등 보조 수단을 적절히 활용하면 냉방 효과는 더욱 커진다. 선풍기는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체감온도를 2도 이상 낮춰주며, 암막커튼이나 열차단 필름은 햇빛 유입을 막아 실내 온도 상승을 방지한다. 특히 여름철 실내 습도가 60% 이상일 경우 체감온도는 더 높아지므로, 제습기나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복장 역시 냉방 전략의 일부다.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의 옷이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덜 느끼게 되어, 에어컨 사용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똑똑하게 사용하는 냉방’이다. 단순히 에어컨을 참거나 짧게 틀기보다, 전략적으로 온도와 시간, 주변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절약 방법이다. 냉방 온도는 26~28도로, 외출 시에는 꺼두기보다는 설정 온도를 높여 유지하고, 선풍기·커튼 등 보조 장비를 병행하면 전기세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심난해 씨는 이제 전보다 조금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말한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는데, 온도만 조절했을 뿐인데도 전기요금이 줄어드니 신기하더라고요. 올해 여름은 시원하고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