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말의 함정 : 멈출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방향이 틀리면 소용없다"

"성찰의 결핍이 낳는 개인과 사회의 피로"

"멈춤이 주는 창조성과 회복의 시간"

 

여러 사람이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모습(출처=언스프레쉬)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방향이 틀리면 소용없다
“요즘 어때?”라는 질문에 가장 흔히 돌아오는 대답은 “바빠 죽겠어”다. 우리는 바쁨을 자랑처럼 내세우고, 쉼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 하나 던져보자. “우리는 과연 어디로 그렇게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 걸까?” 방향 없는 속도는 혼란이고, 멈추지 않는 속도는 파멸이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라면 우리는 더 깊은 피로와 불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멈춘다’는 행위는 겁쟁이나 패자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통제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감정과 정신을 스스로 인식하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이다. 역사상 위대한 사상가들이 그러했다. 톨스토이는 하루 한 시간의 침묵 명상을 통해 소설의 주제를 정리했고, 아인슈타인은 산책을 통해 창조적인 발상을 떠올렸다. ‘멈춤’은 생산성과 창조성의 적이 아니라, 그것들을 위한 유일한 출발점이다.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출처=언스프레쉬)

 


성찰의 결핍이 낳는 개인과 사회의 피로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피로를 이야기한다. 사회적 피로, 정서적 피로, 존재적 피로. 그 피로의 대부분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며 살아온 결과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시간을 분절시키고, SNS는 우리를 비교의 감옥에 가두며, 끝없는 정보와 자극은 사유의 시간을 빼앗는다.

 

이런 상황에서 ‘성찰’은 사치가 아닌 생존의 기술이다. 심리학자들은 자아 회복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일정한 주기로 멈추고 자신을 점검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무비판적인 바쁨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무시한 채 외부 기대에 휘둘리며 살아가다가 번아웃 혹은 자기 상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조직은 ‘속도’와 ‘성과’만을 추구하다 내부에서 부패하거나 붕괴하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경쟁력은 쉼과 성찰을 통한 지속가능성에서 비롯된다.

 


멈춤이 주는 창조성과 회복의 시간
프리랜서와 창작자, 리더와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보면 공통된 이야기를 한다.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멍 때릴 때 나왔다.” 의외일 수 있지만, 뇌는 휴식 상태에서 가장 창의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이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부른다.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무의식 상태에서 과거의 경험을 통합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문제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멈춤은 감정의 정화를 돕는다. 바쁜 와중에 억눌려 있던 감정,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드러나며 정리되는 시간이 된다. 마치 방 안의 먼지를 햇빛 아래 비춰보아야 닦을 수 있는 것처럼, 감정도 조용히 들여다봐야 치유된다.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내면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기회가 된다. 진정한 회복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성찰과 통합을 포함한 ‘깊은 멈춤’에서 비롯된다.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시는 모습(출처=언스프레쉬)

 


실행 가능한 멈춤의 기술, 삶에 적용하기
그렇다면 어떻게 멈춰야 할까? 단순한 휴가나 무기력한 멍 때리기가 아닌, 의도적이고 실행 가능한 멈춤이 필요하다.

 

다음은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성찰의 멈춤 루틴’이다.

하루 10분 침묵 타임 : 말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고 자신의 상태를 관찰한다.

주 1회 저널링 : "이번 주 나는 무엇을 느꼈나?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자문하며 감정과 행동을 기록한다.

월 1회 ‘나에게 질문하는 날’ : 진로, 관계,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며 점검한다.

분기별 혼자만의 시간 : 카페나 산책, 독서 등을 통해 사회적 자극 없이 자신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만든다.

실제로 이런 습관을 지속한 사람들은 더 창의적으로 일하고, 감정 조절이 용이하며, 타인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건 규칙성과 의도성이다. 바쁨 속에서도 정기적으로 나를 되돌아보는 루틴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나타내는 모습(출처=언스프레쉬)


진짜 '성공'은 얼마나 멀리 갔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가고 있느냐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대답할 수 없다면, 지금 바로 멈추는 것이 정답이다. 삶은 마라톤이 아니다.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달리다 보면, 남는 건 후회와 고통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만이 더 깊고 단단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멈추는 순간은 단절이 아니라, 진짜 출발을 위한 준비다. 속도보다 방향이, 경쟁보다 나다운 삶이 더 중요하다면, 지금 이 순간 한 박자 쉬어가도 된다.

 

 

 

작성 2025.08.05 17:39 수정 2025.08.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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