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국]인도 국영 정유사들이 최근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도석유공사(IOC), 바라트석유(BPCL), 힌두스탄석유(HPCL), 망갈로르정유(MRPL) 등은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 구매 요청을 전면 중단했으며, 대신 중동과 서아프리카산 원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인도는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으로, 러시아산 해상 원유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이다.
또한 최근 러시아산 원유의 할인 폭이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까지 축소되면서, 가격 경쟁력 저하도 구매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계자들은 “경제적 유인이 사라진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스팟 시장 구매를 멈췄다”고 밝혔다.
반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와 나야라 에너지(Nayara Energy) 등 민간 정유사들은 여전히 러시아 국영기업 로즈네프트(Rosneft)와의 장기계약을 유지하고 있어 러시아 원유 수입은 완전히 중단된 상황은 아니다.
인도 외무부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안정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 중”이라며, 이번 국영 정유사들의 구매 중단은 자체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며 정부 차원의 공식 지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GDN VIEWPOINT
인도 국영 정유사들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은 단순한 시장 대응이 아닌 정치·외교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사전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인도는 에너지 안보와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에 시동을 거는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민간 정유사들이 여전히 러시아산 유가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의 에너지 정책은 양면적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미국의 2차 제재 적용 시한, 러시아의 공급 전략 변화, 국제 유가의 변동성 등이 인도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외교가 본격적인 지정학 리스크의 한복판으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