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소리 감기는 숲 오대산에서!
글 : 바다 전상빈
쉼이 있는 곳에 왔네
오대산, 그 큰 키 1563미터
마치 세상을 품은 듯
깊고 너른 가슴으로 나를 안아준다.
계곡 물소리는
내 어지러운 생각을 조용히 감기듯 덮고,
숲 향기는
가슴속 응어리마저 풀어 놓는다.
산새의 노래는
마음 한 귀퉁이를 쓰다듬고 간다.
그 품 안에서
불쑥 떠오른 지난 날들은
허망하되 따뜻하고,
이내 사라지며
‘없음’의 진실을 속삭인다.
말없이 서 있는 적송 한 그루,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삶을 견디는 법을 가르친다.
들풀과 들꽃은
햇살에 눈을 가늘게 뜨며
그저 ‘있는 그대로’ 피어 있다.
청명한 하늘 아래
나는 오래전 시인을 만나듯
그의 얘기를 듣고,
그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
가는 7월,
고마운 마음으로 손 흔들고,
오는 8월,
더 깊은 숨으로 맞이하자.
삶은,
쉼을 아는 자의 마음에서 비로소 다시 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