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시장에서의 균열 조짐이 젊은 세대의 고용 지표에 먼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은 4.2%로 안정된 수치를 유지했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22세에서 27세 사이의 청년 실업률은 5.8%로 급등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대학 졸업자 평균 실업률 2.7%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젊은층의 취업난이 구조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이러한 현상이 노동시장 전반의 약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 시기 급증했던 컴퓨터 과학 전공자의 배출과 그에 반해 둔화되고 있는 기술 업계의 채용 수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폭증했던 기술 분야의 인력 수요가 최근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신입 채용이 줄어든 데다가,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입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관세, 수요 약화가 더해져 기업의 전반적인 고용 여력도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향후 고용 축소와 해고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노동력 이탈 없이도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있어, 최근 졸업생들의 높은 실업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용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AI 채용 시스템을 활용한 이력서 필터링은 이제 기업 채용의 표준이 되었고, 이로 인해 취업 시장의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이레뷰(Hirevue)의 최고 혁신 책임자 네이선 몬드라곤 박사는 “지원자 수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고용주는 AI 기반 채용 시스템을 이용해 이력서를 선별하고 있다”며 “지원자 입장에서는 채용 과정 초기에 주목받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졸업생이 전체 노동력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국가 실업률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지적했다. 기술 분야의 회복이나 인위적인 노동력 조정 없이 현 상황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구직자들은 기존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AI 기반 채용 환경에 적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