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찜통이 되는 이유, 열돔현상의 모든 것

열돔현상이란 무엇인가? 도시 위에 생기는 '보이지 않는 뚜껑'의 정체

열돔 대비를 위한 생활 속 실천법

2025년 여름,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마치 거대한 찜통에 갇힌 듯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극심한 더위의 배경에는 '열돔현상(heat dome)'이라는 기상현상이 있다. 

 

단순한 폭염과는 다른,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기상 패턴인 열돔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의 부작용이 맞물리며 그 강도와 빈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고층 빌딩과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 환경은 열돔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조건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도시의 기온은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열돔 현상 이미지, 챗gpt 생성]

 

도시민의 건강, 에너지 소비, 도시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 현상은 이제 단순히 '더운 날씨'로 치부할 수 없는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열돔현상은 고기압 덩어리가 대기 상부에 자리 잡아 지상의 뜨거운 공기를 '뚜껑처럼' 눌러 가두는 현상이다. 고기압은 공기의 하강을 유도하여 대류 활동을 억제하며, 결과적으로 열이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표면에 머물게 된다. 이 현상은 며칠 또는 몇 주간 지속될 수 있으며, 강력한 햇빛 아래 복사열이 지면에 축적되어 점점 더 강한 더위를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열돔은 고정된 구름층 없이 강한 일사량을 유도하고, 밤에도 온도가 떨어지지 않아 온열질환의 위험을 극대화한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이 열돔이 도시 열섬효과와 결합하며 훨씬 더 위협적인 환경을 만든다.


 

도시 열섬현상(Urban Heat Island, UHI)은 도시 지역의 온도가 주변 농촌보다 높게 유지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도심의 아스팔트 도로, 콘크리트 건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열이 밤에도 빠르게 식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열섬효과는 열돔현상과 결합할 경우, 도시 내 체감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켜 시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특히 서울, 도쿄, 방콕 등 대형 도시들은 인구 밀도와 건축물 집중도가 높아 열이 축적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열돔은 이러한 구조 위에서 강력한 일사와 대기 정체를 유도하며, 도시 전체를 거대한 가마솥처럼 바꿔 놓는다. 이는 단지 여름철 불쾌감을 넘어 에어컨 전력 소비 증가, 전력 수급 불안정, 건강 피해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열돔은 단순히 무더위를 넘어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재난이다. 먼저 보건 측면에서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며 특히 노약자, 어린이, 야외 노동자에게 치명적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피닉스시에서는 열돔 영향으로 일주일 사이 4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피해는 크다. 냉방비 증가로 인한 가계 부담, 열로 인한 전자기기 고장, 농작물 피해까지 발생하며 도심의 생산성도 저하된다. 아울러 열돔이 불러오는 대기 정체로 인해 대기 오염도 심화되어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열돔은 '숨 막히는 더위'로 시작되지만, 그 파장은 도시 기능 전체를 마비시킬 만큼 깊고 넓다.


 

기후위기를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일부 국가는 열돔에 대한 연구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LA는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밝은 색 아스팔트를 도입해 열 흡수를 줄였고, 독일 함부르크는 도시 중심부에 녹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도시 열섬을 완화하고 있다.

 

한국도 서울시를 중심으로 옥상 녹화,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 쿨루프(cool roof)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국적인 일관된 열돔 대응 전략은 부족한 실정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종합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 구축과 시민 체감형 정책 확대가 시급하다.


 

시민 개인도 열돔에 대응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생활환경을 녹지화하는 것이다. 베란다에 식물 키우기, 옥상 정원 만들기, 작은 텃밭 조성 등은 열을 흡수하고 습도를 조절해 미세한 온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외출 시 그늘 이용, 밝은색 옷 착용, 이른 시간대 활동 등이 중요하다.

[사진 출처: 열돔 현상으로 냉방쉼터 모습, 챗gpt 생성]

에너지 절약 역시 큰 도움이 된다. 에어컨 사용 시 실외 온도와 5도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설정하고,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는 습관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열돔의 근본 원인인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행동, 즉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이 장기적인 해결책이다.


 

열돔현상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도시화와 환경 파괴가 불러온 결과다. 그 속에서 우리는 도시의 구조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된다. 대응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실천이 더해질 때,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한 걸음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도시가 찜통이 아닌, 숨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한 변화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07.28 13:26 수정 2025.07.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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