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33℃를 훌쩍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 밖을 나서면 일기예보에서 봤던 온도보다 훨씬 더 덥게 느껴지곤 합니다. 이렇게 실제 기온과 달리,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나타내는 온도를 ‘체감온도’라고 하는데요. 기상청에서는 일기예보에 기온뿐만 아니라 체감온도도 함께 발표합니다. 보통 체감온도는 여름에는 기온보다 높고, 겨울에는 기온보다 낮습니다. 왜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와 다를까요?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 햇빛, 습도 등을 반영하는 체감온도
일기예보에서 발표하는‘기온’은 온도계로 측정한 공기 중의 온도입니다.하지만 우리 몸은 기온 외에도 바람이나 햇빛의 세기, 습도, 개인의 옷차림이나 생활습관 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습니다.이처럼 기온만으로는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가늠하기 어려워, ‘체감온도’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체감온도를 처음으로 계산한 사람들은 미국의 탐험가 폴 사이플과 찰스 파셀입니다. 1939년 이들은 남극을 탐험하면서 기온과 몸에서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체감온도를 계산하는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바람과 기온에 따라 물이 어는 시간을 측정해, 이 기록을 바탕으로 피부 단위 면적 당 손실되는 열의 양을 계산했죠.
현재 기상학자들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복잡한 수식을 이용해 체감온도를 계산합니다. 요즘처럼 기온이 높은 여름(5~9월)에는 그날의 최고 체감온도를 계산해 발표하는데요.여름 체감온도를 계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습도입니다. 우리 몸은 더울 때 땀샘에서 땀을 분비하는데요, 이 땀이 마르면서 체온을 내립니다. 그런데 같은 온도라도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마르기 어렵고, 체온이 잘 내려가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30℃일 때, 습도가 50%라면 체감온도는 기온과 비슷한 29.5℃입니다. 그런데 습도가 80%라면,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2℃나 높은 32.1℃가 되죠.
반면 겨울에는 대체로 건조하기 때문에 습도가 체감온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대신 겨울에는 바람의 영향이 큽니다. 추운 겨울날 바람이 많이 분다면, 피부 표면의 열이 빠르게 날아가 체온이 크게 떨어지고, 추위를 훨씬 더 심하게 느낍니다.그래서 기상청은 겨울(10~4월)에는 바람의 속도를 중심으로 그날의 최저 체감온도를 계산해 발표합니다.
폭염에 중요한 체감온도, 매일 확인하자!
체감온도는 우리 몸이 실제로 느끼는 온도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요즘처럼 폭염이 심하면 열사병이나 일사병, 탈진 등 온열 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이들은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아직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아 온열 질환에 걸리기 더 쉽습니다.
기상청은 노약자, 어린이, 취약계층, 농촌이나 비닐하우스, 실외에서 작업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대상에 따라 체감온도 단계를 나눠 대응 요령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어린이의 경우 ‘관심(체감온도 29℃ 이상 31℃ 미만)’, ‘주의(체감온도 31℃ 이상 34℃ 미만)’, ‘경고(체감온도 34℃ 이상 37℃ 미만)’, ‘위험(체감온도 37℃ 이상)’의 다섯 단계가 있습니다.
최근 체감온도는 33~35℃로 ‘경고’ 단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이때는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는데요. 매일 일기예보의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폭염에 대비해 건강한 여름을 보내봐요!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감쵸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