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급변하는 시대다. 정답 없는 문제들이 쏟아지고, 전통적인 위계질서나 명령식 리더십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가 요구하는 리더는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타인과 협력하며, 다양성을 포용하고, 공익을 우선시하는 인물들이다. 그런 리더는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그 뿌리는 바로 청소년기, 특히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체험교육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외국 공교육의 유스호스텔 기반 체험 프로그램들은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는 학생들에게 교과와 연계된 유스호스텔 체험캠프를 통해 실제 사회 문제를 탐구하게 하며, 프랑스는 문화와 시민교육이 결합된 체험형 여행을 장려한다.
독일은 공동체 속 자율성과 협업능력을 기르는 교육형 호스텔을, 슬로베니아는 청소년이 직접 호스텔을 운영해보는 워크스테이 프로그램까지 운영 중이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유스호스텔이라는 공간은 청소년이 혼자가 아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문제 상황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태도를 기르는 작은 사회의 훈련장이다.
청소년기 이러한 경험은 훗날 협업, 적응력, 포용, 자기주도성, 사회적 책임과 같은 핵심 리더십 역량으로 발전한다. 갈등을 조정하고,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타인을 존중하는 리더는 이러한 현장적 교육 속에서 탄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청소년 활동은 입시의 보조 수단으로 치부되며, 체험학습조차 ‘점수화 가능한 활동’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 그 결과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탐색할 시간도, 타인과 진짜로 부딪히며 성장할 기회도 없이 성인이 되고 만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이 아니라 인간됨의 완성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우리 교육도 ‘교실 밖 교실’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지역 단위에서 청소년 유스호스텔 체험을 정례화하고, 교과와 연계된 주제 중심 체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민간과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떠나는 진짜 배움의 여행은, 단순한 외부 활동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지속가능한 리더십 교육의 출발점이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그리고 그들이 겪는 체험 하나하나가 곧 우리 공동체의 내일을 만든다. 이제는 청소년에게 ‘경험할 자유’를, 그리고 ‘성장할 기회’를 돌려주자. 청소년 유스호스텔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논설위원 주경선
본사 발행인 겸 편집장
목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