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인플레이션이 2.7%로 급등하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가 가구, 의류, 대형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의 비용을 밀어올리면서 경제 전문가들이 경고해온 관세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 급상승
미국 노동통계청이 1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5월의 2.4%에서 상승한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는 5월 대비 0.3% 상승해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2.9% 상승해 5월의 2.8%보다 높아졌다. 경제학자들은 근원물가가 인플레이션의 향후 방향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본다.
트럼프 관세정책의 파급효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50%, 중국산 제품에는 30%, 해외산 차량에는 25%의 관세를 적용하는 포괄적 관세 구조를 시행했다. 이로 인해 미쓰비시, 월마트 같은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분야의 관세 관련 비용으로 인해 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0.3~0.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품목별 물가상승 현황
6월 주요 식품 가격 변화를 보면 달걀이 27.3%, 육류가 5.2%, 커피가 13.4%, 조리하지 않은 쇠고기 스테이크가 12.4% 각각 상승했다. 오렌지 가격은 5월 대비 3.5% 급등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3.4% 오른 상태다.
의류 가격이 0.4% 상승했고, 가전제품과 장난감 가격은 거의 2% 급등했다. 이는 수입세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 금리정책에 미치는 영향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으며, 금리는 현재 4.3% 근처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2.1%에서 3%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월에 발표한 것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상반된 견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수치 발표 후 소셜미디어에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연준에 3%포인트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백악관도 이번 인플레이션 수치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UNLV 경제학과 교수이자 경영경제연구센터 연구책임자인 스티븐 밀러는 "몇 달 동안 계속되어온 관세 탱고가 언젠가는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놀랍지 않다"며 "앞으로 몇 달간 3~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분석] 관세전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향후 전망
6월 인플레이션 급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보여주는 첫 번째 명확한 신호다. 경제학자들이 수개월간 경고해온 관세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첫째, 관세의 지연된 파급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의 어니 테데스키 경제학 책임자는 "트럼프 1기 때 2018년 1월 해외 세탁기에 부과한 관세가 그해 4월에야 더 비싼 가전제품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나타나는 물가상승은 4월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약 3개월의 지연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둘째, 기업들의 완충 전략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관세 부과 전 재고를 대량 확보하는 '선적 전략'을 사용했고, 일부는 관세 비용을 자체 부담하며 소비자 가격 인상을 지연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임시방편들이 소진되면서 실제 가격 전가가 시작되고 있다.
셋째, 트럼프의 '관세 탱고' 전략의 양면성이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트럼프가 극단적 제안을 내놓았다가 철회하는 패턴을 'TACO 거래(Trump Always Chickens Out)'라고 부른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넷째, 소득 계층별 차별적 영향이 예상된다. 세금재단 분석에 따르면 현재 부과된 관세는 2025년 미국 가계당 평균 1,200달러의 세금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주목해야 한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을 1.6%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자본 지출 부문에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향후 전망을 보면, 8월 1일 발효 예정인 추가 관세들은 미국이 한 세기 이상 경험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평균 관세율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학자들은 올여름부터 관세의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현재 관세정책과 인플레이션, 연준의 통화정책이 얽힌 복잡한 삼각관계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라스베이거스 시민들의 생생한 증언이 보여주듯, 거시경제 정책의 결과는 결국 일반 국민들의 일상생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글로벌다이렉트뉴스=유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