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강한 사람, 해마가 다르게 반응했다”
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정지혜 교수 연구팀이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의 뇌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생물학적 단서를 규명했다. 이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상위 9% 저널인 ‘Progress in Neurobiology’에 2024년 6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정 교수와 함께한 연구진은 한정수 교수, 박호용 교수(KU신경과학연구소), 전용재 박사, 장승재 박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인간 심리 반응의 생리학적 기전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으로,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에도 응용 가능성이 큰 성과다.

핵심 단백질 FKBP5… 시냅스 약화(LTD)와 스트레스 대응 조절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용체를 조절하는 단백질 FKBP5가 뇌의 해마(hippocampus) 시냅스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FKBP5는 유전적 변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KBP5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FKBP5 knockout, 이하 KO)의 해마를 분석한 결과, 시냅스 강화 작용(LTP)은 유지됐지만, 약화 작용(LTD)은 손상된 상태였다. 이는 뇌의 가소성(plasticity), 즉 유연한 정보 처리 기능이 제한된다는 뜻이다.
특히 FKBP5가 제거된 생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우울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일반 생쥐에 비해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다. 이는 FKBP5 유전자와 인간의 스트레스 반응 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생리학적 근거다.
칼시뉴린 과활성이 핵심… LTD 기능 회복도 가능해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은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탈인산화효소 칼시뉴린(calcineurin)이 FKBP5 결핍 상태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LTD 기능이 손상된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칼시뉴린 활성을 억제하자 FKBP5 결핍 생쥐의 LTD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 이 실험 결과는 FKBP5가 스트레스 호르몬뿐 아니라 시냅스 약화 조절의 분자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FKBP5 KO 생쥐는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도 LTD 기능이 추가로 손상되지 않았으며, 이는 스트레스 이전과 이후 모두에서 해마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FKBP5, 단순 반응 단백질을 넘어 ‘뇌 적응의 조절자’로 부상
이번 연구는 FKBP5가 칼시뉴린의 활성을 통해 신경세포 내 단백질의 인산화를 조절하고, 시냅스 약화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 회복력의 강약을 결정짓는 핵심 인자임을 입증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생리학적 차이를 뇌 회로 수준에서 설명한 첫 사례 중 하나”라며, “정신질환의 예방 전략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잘 이겨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어요. 이번 건국대학교 연구팀은 그 차이가 뇌 안의 회로 작동 방식 때문이라는 걸 밝혀냈다.
특히 ‘FKBP5’라는 단백질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뇌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 단백질이 없으면, 스트레스를 받아도 기분이 크게 나빠지지 않고 쉽게 회복할 수 있다는 거죠.
이 연구는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뇌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해요. 앞으로 우울증이나 불안 같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