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도 지역사회 주체로… 주민참여예산 첫걸음 내딛다
인천시 중구가 청소년들을 지역사회 변화의 주체로 성장시키기 위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지난 8일, 영종중학교에서 진행된 ‘주민참여예산학교’ 교육은 그 중심에 청소년이 서 있었다.
이 교육은 주민이 직접 예산 편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청소년들이 실제로 제안서를 작성해보는 실습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체감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주민참여예산제는 행정기관의 예산 편성과정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필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과거 어른들만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예산 논의의 장에 청소년을 초대한 이번 시도는, 지역사회의 민주적 역량 확대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종중 학생들, 실습 통해 예산제안서 직접 작성
이날 교육에는 영종중학교의 ‘슬기로운 토론 생활’ 동아리 소속 학생 19명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사는 지역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자신이 겪은 불편함이나 개선사항을 고민하고, 실제로 예산 제안서를 작성하는 체험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학교 주변 안전시설 개선 △청소년 문화공간 확대 △친환경 급식 확대와 같은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참여 학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예산이라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었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체험하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주인의식도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전문 강사 초청, 알기 쉬운 설명과 체험형 교육 병행
이번 교육을 진행한 강사는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주민참여예산 교육을 다수 진행해 온 채연하 운영위원장이었다. 채 위원장은 제도의 개념 설명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례와 질문을 통해 참여를 유도했다.
“예산을 결정하는 것은 나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학생들의 눈빛을 사로잡았다. 특히 제안서 작성 실습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예산과 실행 방안을 고민해보는 과정을 통해,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정책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육은 일방적인 주입이 아닌 참여형 수업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책 형성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더 나은 중구 위해 제안할래요!” 학생들 목소리 커져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은 “처음에는 주민참여예산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제안서를 직접 써보면서 내가 직접 중구를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이번 교육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청소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정책에 그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구는 2026년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참여예산 제안 사업을 모집 중이며, 중구청 홈페이지와 모바일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제안할 수 있도록 창구를 개방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이번 청소년 참여 교육을 시작으로, 더 많은 주민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