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삶의 중심에 들어선 시대다. 지하철을 타고,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병원 진료를 예약하는 모든 과정이 클릭 한 번, 터치 한 번으로 해결된다. 이처럼 일상이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지털 문해력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다룰 줄 아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온라인 공간에서 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전방위적인 역량이다. 그리고 이 역량은 유아부터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에 요구된다.
실제 생활에서도 디지털 문해력의 유무는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생들은 원격 수업이나 디지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직장인들은 비대면 회의와 업무보고를 위해, 고령층은 전자문서와 모바일 앱을 통한 민원 서비스 이용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을 익혀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표한 2023년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여전히 50%를 넘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가 아닌, 의료, 복지, 금융 등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경제력이나 지역에 따라 디지털 기기나 교육 환경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교육 격차’는 결국 정보격차로, 더 나아가 미래 기회의 불균형으로 확대된다.
문제는 정보 접근의 격차가 곧 삶의 격차를 낳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령층이 온라인으로 병원 예약이나 정부 재난 안내를 제때 확인하지 못하면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복지 지원 정책이나 생계 관련 정보를 놓치면 경제적 손실도 뒤따른다.
정부와 민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배움터, 시니어 스마트폰 교육, AI 기반 온라인 학습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도는 낮고, 접근성은 부족하다.
특히 고령층에게는 단발성 교육보다 일상과 밀접한 반복 학습이 더 효과적이다. 단순한 사용법 전달을 넘어, 실생활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문해력은 기술뿐 아니라,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비판적 사고력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제는 ‘적응’이 아닌 ‘참여’의 시대다. 디지털 사회는 수동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 사용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는 모든 세대가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디지털 문해력은 기술을 넘어선 ‘삶의 능력’이다. 정보 사회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맞춤형 교육과 사회적 연대가 필수적이다. 이 역량은 교육, 건강, 일자리, 복지 등 전 분야에서 불평등을 줄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사회에 살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디지털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학습을 넘어, 포용과 공감의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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