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의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공식 등재됐다.
한국 전통 농업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FAO는 2002년부터 지속 가능한 농업과 통합적 농촌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세계중요농업유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각국이 추천한 후보는 과학기술자문그룹(SAG)의 서면 평가와 현장 실사를 거쳐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울진의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은 2016년 국내 7번째로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2018년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됐으며, 2025년 5월 FAO 현장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세계농업유산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울진은 산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지형적 특수성을 지녔다. 과거에는 금강소나무 숲을 따라 해산물을 내륙으로 운반하는 교역로가 형성됐고, 이 길목마다 주막촌과 작은 마을이 생겨났다. 주민들은 숲의 질서에 순응하며 살아왔고, 지금까지도 산림 관리, 자연산 송이 채취, 산지 개간, 전통 관개시설 운영 등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문화를 유지해 오고 있다.
울진군은 이번 유산 등재를 계기로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의 체계적인 보전과 활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림청과 협력해 과거 보부상들이 오갔던 옛길을 생태관광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으며, 숲 해설사 양성, 전통 주막촌 복원, 지역 특산물 연계 민박 운영 등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 자원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역 공동체 중심의 농업유산 보전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농업유산주민협의체를 중심 주체로 육성하고, 농촌공간계획과 연계한 농업유산 특화지구를 지정해 유산지의 체계적 관리와 홍보, 관광 자원화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울진 금강송 농업유산의 세계적 인정은 지역의 자부심일 뿐 아니라, 농촌 활력 회복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농업유산의 활용을 위해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진의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은 단순한 전통농업의 유산을 넘어, 숲과 사람, 문화를 이어온 ‘지속 가능한 생태공동체’의 모범 사례다. 세계가 주목한 울진의 이 유산이 앞으로 국내외 생태농업 모델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지역과 정부의 공동 노력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