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의 여름은 '텅 빈 선반의 여름(Summer of Empty Shelves)'로 불릴 수 있다. 미국 소비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은 약 4,389억 달러어치의 중국 상품을 수입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대체 가능한 경로가 없다. 전자제품, 일상 소비재,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중국산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다는 점이 이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 주요 소매업체들은 과거 재고를 미리 확보해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발 수입 급감, 서부항구 ‘멈춤’
시애틀 항만국장 라이언 칼킨스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지금 항구에는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이 단 한 척도 없다”고 말했다. 태평양을 횡단하는 선박 수요는 예년 대비 60~65% 급감했고, 마켓워치와 CBS는 “이미 선반이 비기 시작했다”며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경제가 직접 타격을 입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 같은 중소 온라인 유통업체부터 타격을 받고 있으며, 홈디포,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소매업체마저도 몇 주 내 공급 부족 현상에 직면할 전망이다.
“7월 2일 전에 사라”
롱비치 항의 마리오 코르데로 전무이사는 7월 2일 이후 관세 유예가 종료되면 가격 상승과 품귀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율 관세 부과(최대 145%)가 예정된 만큼,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품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전자제품, 신학기 용품, 연말 연휴 소비재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도 사재기 나서… “비축 안 하면 어리석은 일”
놀랍게도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료들과 보좌관들조차 최근 몇 주 사이 타겟, 월마트 등에서 화장지와 가공식품, 기타 생필품을 대량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이 상황에서 비축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일부는 현금 비축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팬데믹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겪었던 마스크, 생필품 부족을 기억하는 미국 소비자라면 이번 여름이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마이클 스나이더는 “이번 부족 사태는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이미 구매해 사용 중인 중국산 물품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는다면 어떤 혼란이 올지 상상해 보라”고 경고했다.
희소식은 영국과의 무역 협정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 핵심 품목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영국산 철강의 경우 25%에서 0%로 낮춰진다. 이는 미국이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구체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이클 스나이더 컬럼 발췌
엔트뉴스(ANT News)
현재 벌어지는 사태는 단순한 유통 차질을 넘어, 국가적 공급망 재편의 경고탄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구조적 의존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며, 국민들은 단기적 소비 전략뿐 아니라 중장기적 대비책을 고민해야 한다. “텅 빈 선반”은 단순한 재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국 소비경제의 취약한 허상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