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놀자] 고요한 중심으로부터

이승순의 문장(인생을 시작하는 오늘의 하루)을 읽고

 

 

고요한 중심으로부터  /  청암 배성근 
― 이승순의 문장(인생을 시작하는 오늘의 하루)을 읽고

 

 

세상은 한쪽으로 기운 저울을 싫어한다
달이 스스로 환하다고 믿는 밤,
별들은 저마다의 등불을 꺼버린다

 

 

독창이란,
바닥 없는 샘에서 퍼 올린 물 같아
맑은 듯해도 마실 수 없는 것
모든 강은,
산에서 내려와야 바다를 만난다

 

 

네가 옳다고 믿는 그 생각,
길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 소리라면
그건 말이 아니라 메아리다
너만 알아듣는 진실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바람은 언제나 중간을 지나가고
나무는 뿌리를 펴기 위해
먼 가지부터 내려놓는다
그림자는 태양을 부정하지 않듯
너도 누군가의 시선을 받아야 한다

 

 

한때는 나도,
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자존을 무너뜨린다 생각했었다
오늘은 안다 타인의 말 속에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 얼굴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이제, 한쪽 무릎을 굽혀 앉는
돌담 같은 사람이고 싶다
넘어지기보단
누군가를 기대게 하는,
고요한 중심으로부터
기울지 않는 마음이고 싶다

 

 

 


<시작노트> 『고요한 중심으로부터』〉 기울지 않는 보편성 즉 중심을 지키는 삶의 자세를 시의 주제로 삼았다. ‘고요한 중심’은 흔들림 없이 타인을 품고 균형을 유지하는 삶의 자세, 겸손한 태도의 상징으로 접근했다. <이승순의 문장을 읽고> 부제는 시의 영감이 특정 산문에서 비롯되었다. 독창성과 보편성의 관계,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1연에는 편향된 사고, 극단적 신념의 비유. 기울어진 저울을 비유했으며, 달과 별의 관계는 자의식 과잉(자기중심 독창성)이 타인과의 공존을 해친다는 것을 은유로 표현했다. 세상은 조화를 원하며, 독선은 결국 주변의 침묵과 소외를 낳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2연: 독창이란, 바닥없는 샘에서 퍼 올린 물 같아 맑은 듯해도 마실 수 없는 것 모든 강은, 산에서 내려와야 바다를 만난다. 진정한 독창성과 겸손을 담았다. 근거 없는 자기주장, 현실과 괴리된 독창성의 허상. 바닥없는 샘의 의미를 담았으며 강은 산에서 바다로, 모든 창의성도 현실(보편성)의 흐름 안에 있어야 타인과 연결된다는 은유를 적용했다. ‘독창성’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성을 기반으로 해야 진짜 의미가 있다는 통찰이다.

 

3연: 고립된 진실의 허상, 길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 소리: 폐쇄적 사고는 타인에게 닿지 않고 혼잣말로 끝난다는 의미를 두었다. 메아리는 자기가 한 말을 자기만 듣는 상태. 독선과 자기 확신의 위험을 경고이며 "진실도 소통 속에서 검증된다. " 는 철학적 시각을 드러냈다.

 

4연: 자연을 통한 보편의 미학이다. 자연의 섭리를 통한 보편의 아름다움 강조했다. 바람의 중간, 나무의 가지 포기, 그림자와 태양의 관계 등은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삶의 태도를 상징화했다. 타인의 시선은 억압이 아니라 관계 속 존재의 증거라는 철학적 메시지 내포되었으며

 

5~6연: 성찰과 다짐이다. 회고적 고백과 지금의 깨달음이 연결된다. 타인의 의견은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인식의 거울임을 인지했다. 독창성을 지키되, 자기 성찰과 타인 수용이 함께할 때 더 깊은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다. 시의 결론이자 다짐이 들어 있다.

 

‘한쪽 무릎을 굽히는 돌담’은 겸손하면서도 타인의 기대를 받아주는 인격의 상징이다. 고요하고 단단한 중심은 ‘보편성’, ‘타인 수용’의 결과로 얻는 인격적 완성의 상태다.

 

“샘”, “길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 소리”, “그림자”, “돌담” 등 시 전반에 걸쳐 사유적 은유를 풍부하게 적용했다. 달이 스스로 환하다고 믿고, 별들이 불을 끄는 장면 등 자연 요소의 의인화로 시의 생동감과 풍자 강화하는 의인법을 적용했으며, ‘독창성’이라는 익숙한 단어를 새롭게 해석하며 독자의 사고를 전환 시키기 위해 낯설게 했다. 직유는 자제되고 간접적 이미지 위주로 구성되어, 시의 격조를 높혔다.

 

이 시는 단순히 ‘타인을 배려하라’는 윤리적 교훈을 넘어서, ‘진정한 독창성은 보편성에 뿌리를 둘 때 설득력을 가진다’는 인문적 통찰을 시로 구현한 작품이다. 공감과 소통이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자기 확장을 위한 도구임을 깨우쳐주기 위함이며, 타인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결국 기울지 않는 중심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고요하게 깊은 시어로 전하고자 한 것이 이 시의 시작이다.

 

 

 

 

코리안포털뉴스 기자 gjfzmsu@gmail.com
작성 2025.07.06 10:06 수정 2025.07.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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