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받는 존재에서, 주는 존재로” 시각장애인들의 감동 자립 선언

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을 돕는다… ‘빛의 동행’ 자원봉사단 출범

13인의 자조활동가, 자립과 참여로 사회 인식 뒤흔들다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 ‘빛의 동행’ 통해 새로운 공동체 모델 제시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 이미지 제공

 

2025년 7월 3일, 경기도 양주시 경기북부누림센터 2층 ‘흰지팡이홀’에서 이례적인 발대식이 열렸다.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관장 양순분)이 주관한 이 자리에서는 시각장애인 당사자만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빛의 동행’의 공식 출범이 선포됐다.

 

이날 행사에는 자원봉사자와 관계자 등 약 20명이 참석해 서로를 격려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시각장애인이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변모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이 자리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빛의 동행’ 자원봉사단은 총 13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닌,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활동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봉사에 나선다. 동료상담, 안부전화, 발마사지, 스마트폰 활용법, 정보화 교육 등 시각장애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정밀하고 맞춤형 봉사활동이 그 중심에 있다.

 

자원봉사단 운영 방식 또한 기존과 다르다. 타인의 지시나 도움 없이 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자조’ 형식을 택했다. 이는 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호 지지하는 주체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양순분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장은 이날 행사에서 “시각장애인이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복지관은 앞으로 ‘빛의 동행’ 봉사단이 보다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복지관은 봉사단의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내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연말 간담회를 비롯해 정기적인 교류 및 재교육이 포함된 성장지원체계도 계획 중이다.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은 2013년 5월 설립된 이래, 약 5만4000명에 달하는 도내 시각장애인들의 권익 보호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각장애인 게이트볼 대회, 바리스타 대회를 기획하며,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의 장을 넓혀왔다.

 

이번 ‘빛의 동행’ 봉사단 출범은 그간의 노력과 철학이 응축된 결과이자, 시각장애인 당사자들의 주체적인 사회 기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빛의 동행’은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해 서로를 돕는 자조적 공동체로서, 사회 인식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모델이다. 이들의 활동은 장애인의 자립성 강화는 물론, 지역사회의 포용성을 확장시키는 긍정적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이 출범시킨 ‘빛의 동행’ 자원봉사단은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실천적 모델이다. 앞으로 이들의 여정이 장애인 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따뜻한 공동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작성 2025.07.04 09:36 수정 2025.07.0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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