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힘, 지방자치 리더십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진짜 리더의 자격

성공하는 지방정부, 공통점은 무엇인가

정책보다 설득, 조직보다 공감

 

지방자치 리더십                                                 ⓒ지자체 온동네 뉴스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진짜 리더의 자격
"리더는 평화로운 시절보다 혼란 속에서 드러난다." 이 말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재난이 닥치고, 예산이 부족하고, 민심이 들끓을 때야말로 리더의 진짜 실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단체장의 이름 석 자가 위기 대응의 브랜드처럼 작동하는 시대, 지역사회는 그 이름 아래 안도하거나 분노한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일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방침을 기다리기보다 지역 상황에 맞춘 능동적인 대응으로 주목받았다. 경북 경산시가 2020년 2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이후 전국 표준모델이 되었고, 대구시는 의료진 부족 상황에서 전국 의료진 지원을 체계적으로 조직해 위기를 극복했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에게 신속한 지원을 제공했다.


반면 같은 시기 일관성 없는 방역 지침, 소통 부재로 혼란을 가중시킨 일부 지역들은 시민들의 불신을 샀다. 특히 지역 내 집단감염 발생 시 초기 대응이 미흡하거나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던 자치단체들은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으며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은 단순한 행정관리 능력이 아닌, 위기를 돌파하는 '현장 지휘자'로서의 감각과 결단력을 요구한다. 선출직의 특성상 정치적 판단과 행정적 실행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는 혼란을 기회로 삼아 시민과 소통하고 조직을 단단하게 묶어낸다.

 

 

성공하는 지방정부, 공통점은 무엇인가
왜 어떤 지방정부는 변화에 강하고, 어떤 곳은 매번 같은 문제에 허덕일까? 그 차이는 '리더십의 질'에서 출발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와 각종 정책혁신 사례를 분석해보면,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지자체들은 단체장의 리더십이 강력하고 일관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서울 성동구는 2018년부터 추진한 '데이터 기반 스마트행정'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전라남도 순천시는 2011년부터 시작한 '시민참여예산제'를 통해 시민이 직접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하며, 주민 만족도와 재선거율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관광자원과 IT기술을 결합한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냈다.


이런 성공사례들의 중심에는 항상 '비전 제시형' 단체장이 있었다. 이들은 단순히 행정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함께 방향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공감형 리더'였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균형감각을 보였다.


반대로, 임기 내내 갈등만 초래하거나 공약 이행률이 저조한 단체장의 경우, 조직 내부의 신뢰 상실은 물론 정책의 추진 동력까지 상실하며 '소극적 행정'에 그쳤다. 따라서 성공하는 지방정부의 리더는 '정치인'이 아니라 '전략가'이며, 동시에 '공감하는 관리자'였다.

 

 

정책보다 설득, 조직보다 공감
지방자치 리더십은 단순한 '정책 개발 능력'이 아닌 '설득력'과 '공감력'으로 증명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시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반발에 부딪히고, 조직을 움직이지 못하면 실행조차 어렵다.


대표적 사례가 도시재생 사업이다. 2019년 인천 부평구의 한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설명회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 없이 사업을 추진하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 수정을 거듭해야 했다. 반면, 서울 성북구는 2020년 '장수마을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100여 차례의 주민간담회를 통해 주민 주도의 계획을 수립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했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2021년 '행복한 수원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시장이 직접 동별 순회 간담회를 개최하며 시민과 소통했다. 6개월간 31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3,000여 명의 시민과 만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들을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공공조직의 리더는 '절차적 정당성'을 넘어 '심리적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의 완성도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이 느끼는 '감정의 온도'를 다루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지방자치 리더십은 단순한 브리핑이 아니라 '심리 정치'에 가깝다.

 

정책보다 설득, 조직보다 공감                        ⓒ지자체온동네뉴스                          

 

리더십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도시의 발전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단체장의 리더십은 그 촉매 역할을 한다. 같은 조건의 도시라도 리더십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강원 춘천시는 2010년대 초 지역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4년 이후 문화관광과 청년정책을 결합한 '청춘도시 춘천' 브랜딩을 통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뤄냈다. 전북 전주시 역시 한옥마을과 전통문화를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으로 지역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반면 제조업 중심의 일부 산업도시들은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최근 경남 창원시는 스마트제조와 로봇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전환 정책을 추진하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전북 군산시도 새만금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처럼 리더십은 도시계획의 청사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핵심 요인이다. 유능한 단체장은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지역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시민의 에너지를 결집시킨다. 지역이 역동성을 회복하는가, 아니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는 리더십의 방향성과 실행력에 크게 좌우된다.


또한 단체장의 리더십은 차기 선거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정치'가 아닌 '지역의 내일'을 위한 투자로 받아들여질 때, 리더십은 정치를 넘어 도시의 자산이 된다.

 

 

도시 리더십의 시대, 이제는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지방자치의 리더십은 이제 단순한 행정관리 능력이나 이미지로는 평가되지 않는다. 위기 대응, 시민과의 소통, 정책 실행, 공감 능력 등 '복합적인 통치 역량'이 요구된다. 이 시대의 유능한 단체장은 정치를 뛰어넘는 행정가이자, 행정을 감동으로 바꾸는 소통자다.


시민들도 이제 단체장을 선택할 때 공약의 화려함보다는 실행 가능성을, 정치적 수사보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봐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력, 시민과의 소통 방식, 조직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당신의 시장은 지금,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해야 할까? 도시의 미래는 선택의 문제이고, 그 시작은 한 사람의 리더십에서 비롯된다.

 

 

 

작성 2025.07.02 13:39 수정 2025.07.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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